靑은 ‘겁먹은 개’·야당은 ‘미친개’…수위 높아지는 北

기사승인 2019-08-13 11: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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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은 ‘겁먹은 개’·야당은 ‘미친개’…수위 높아지는 北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남한에 대한 비판 발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12일 북한 매체들은 국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남한도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동족 대결에 환장하고 권력야망에 미쳐 이성을 잃어버린 보수 역적 무리의 추악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자 야당을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 핵 잠수함 가동에서 더 나아가 자체 핵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온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노동신문은 같은날 야당에서 거론되는 ‘자체 핵무장론’을 두고 “철부지 같은 주장”이라며 “미친개는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하듯이 우리 민족에게 화난을 몰아오려고 발광하는 반역 무리는 늦기 전 가차 없이 징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또 “제 처지도 모르고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도 무지한 채 스스로 ‘안보’를 해치고 전쟁 망령을 불러오는 얼간망둥이들”이라면서 야당을 향해 ‘안보불안정당’, ‘재앙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이뿐만 아니다. 북한은 연일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며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군사 연습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면서 “우리의 정상적인 상용무기 현대화 조치를 두고 청와대가 전시도 아닌 때에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다 하며 복닥소동을 피워댔다”고 했다.

이는 앞서 지난 10일 합동참모본부가 한미 연합훈련 명칭에서 ‘동맹’이라는 표현을 빼고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정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담화를 통해 “이번에 진행된 우리 군대 위력시위사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매 만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는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며 “청와대의 이런 작태가 남조선 국민 눈에는 안보를 제대로 챙기려는 주인으로 비쳐질 지 몰라도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비꼬았다.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 "똥을 꼿꼿하게 싸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뻔뻔스러운 행태"같은 표현도 나왔다. 이어 북한은 “앞으로 대화에 나선다고 해도 철저히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북대화 중단 경고까지 내놓았다.

북한이 청와대를 비판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신중론이 나온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측의 남측 비난을 “내부용”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전에도 북한이 가끔 정말 절실히 우리(남한)의 도움이 필요할 때 아이들 문자로 약을 올렸다"며 "북한 내부기구상 외무성은 남북대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외무성 국장이 나선 것은) 지금은 외무성을 중심으로 해서 북미대화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같은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거듭 수위가 높아져 가는 북한의 대남 비난 발언에 대해 “미국과 대화하기 위해 남한에 화풀이하는 것”이라며 “우리 남한을,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해야 김정은 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인민들을 달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내 정치적 발언”이라며 “외무성 일개 국장이 이야기한 건 무시해도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통일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 외무성과 보도매체들이 한미 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절제된 수준의 입장을 내놓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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