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원서 접수 시작…'현금만 수납' 방식 개선되나

입력 2019-08-22 16: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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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22일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현금으로만 납부하도록 한 현행 응시수수료 납부 방식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고등학교와 시·군교육지원청에서 수능시험 원서를 접수한다. 도내의 경우 지난해 재학생과 졸업생 등 모두 2만561명이 응시원서를 접수했고 올 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59만4천924명이 접수했다.

전주시교육청에는 이날 오후 4시 30분 현대 50명 정도가 원서를 접수했다. 담당 장학사는 "내달 4일 모의평가를 보게 되는데, 자신이 선택한 과목 점수 결과에 따라 원서를 접수하려는 수험생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서 접수 후에도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원서 마감일까지는 과목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

수시를 준비중인 유 모(전북여고) 학생은 "평일에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학교 수업과 인터넷 강의, 적절한 수면과 체력관리 등 안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원서 접수 시작…'현금만 수납' 방식 개선되나이런 가운데 현금 수납만 가능한 수능시험 응시 수수료 납부제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17개 시·도 수능담당 장학사들이 교육부에 수능업무 지침과 관련, 개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수능 장학사들은 지난 4월에 이어 6월 중순, 연이은 모임에서 ‘현금만 수납’ 형태의 수능원서 접수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당시 “대입 수시원서 접수방식처럼 온라인 방식의 원서 접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장 의견을 교육부에 접수했다.

특히 전북도교육청은 납부방식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 주 도내 고교 담당 교사 설문을 했다. 그 결과 교사 70~80%는 현재 현금 수납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통장이나 세외계좌, 학년부장 계좌 개설 등 다양한 방법에 우선한 것이다. 이는 카드단말기가 없고 원서를 쓰면서 수험생과 1대1 접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전교조 전북지부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현장 분위기와는 다르게 현금 수납방식 개선을 촉구했다. 학교 현장에서 수익자 부담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교육활동비(현장체험학습비, 방과후활동비, 사설모의고사비 등)는 스쿨뱅킹 등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유독 수능시험 응시수수료는 직접 현금수납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학생, 학부모(보호자), 교사들에게 번거로움을 야기하고 있고 특히 고3담당 교사는 대입수시 원서접수, 수능원서작성, 진로진학 상담, 입시지도 교과 진도, 생활교육등과 겹쳐 본연의 교육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 점도 강조했다.

실제 현장 목소리도 달랐다. 전주의 A학교 학년부장 교사는 “워낙 불편한 일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현금 수납이)별로 불편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학교 교사는 그러나 "카드 단말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현금수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들어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서 접수와 수납하는 기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지만 평가원과 학교, 교육청 의견을 수렴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7월 8일 2020학년도 수능시험 세부 시행계획을 통해 응시수수료 납부 방법을 내놓으며 '원서 접수 시 현금 납부'를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응시료 납부방법 개선 권고를 무시한 것이다. 권익위는 지난 6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능시험의 응시료 납부방식을 스쿨뱅킹, 가상계좌, 신용카드 등으로 다양화하고 환불신청은 인터넷과 우편 등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수능시험 응시료 납부 및 환불신청 방식 개선’ 방안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현행 평가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세부계획' 등에 따르면 수험생이 수능시험 응시원서를 제출할 때 응시료를 현금으로 납부하도록 해 보관 중 분실‧도난 우려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 최근 4년간 여러차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전자결제 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응시수수료는 4개 영역 이하는 3만 7천 원, 5개 영역은 4만2천 원, 6개 영역은 4만7천 원이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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