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총력 다해야

입력 2019-09-18 10: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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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총력 다해야글:최재용 전북도청 농축수산식품국장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제외한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된다. 감염된 돼지나 돼지의 고기 등 사체와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남은 음식물을 돼지가 먹을 경우 전염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40.5~42℃)과 식욕부진, 기립불능, 구토, 피부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제역 백신과 같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어려움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 2월에는 베트남에서, 6월에는 라오스로 확대되면서 아시아 8개국으로 확산되었다. 북한에서도 올 5월 발생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 9.11일기준 주변국 8개국, 6,372건 발생: (북한)1건, (중국)160(홍콩3건포함), (몽골)11, (베트남)6,083, (캄보디아)13, (라오스)94, (미얀마)3, (필리핀)7

주변국 발생에 따라 그간 우리도는 돼지농장 802호에 대해 전담공무원 238명을 지정하여 주 2회 유선이나 현장점검을 실시하였다. 또 남은 음식물을 급여하거나,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거나, 방목 혹은 밀집사육으로 키우는 취약대상 농가 372호에 대해서는 합동점검 및 방역교육, 생석회 도포 등 특별관리 중에 있다. 또한, 야생멧돼지 출몰 돼지농가에게는 포획틀 27개와 멧돼지 기피제 2,140포를 배부하여 농장 주변에 설치‧살포하여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데도 주력하였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도내 모든 양돈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 되었다. 또한 방역지원본부 전화예찰요원을 활용하여 월2회 전화 예찰을 실시하고 있고, 농협소속 공동방제단은 취약농가를 중심으로 집중 소독도 지원하고 있다. 행정과 농가,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시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체계 숙달 및 공동 대응역량 배양을 위해 2차례에 걸쳐 현장방역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지난 17일 오전 6시 30분 경기 파주시 한 돼지 농장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였음을 공식 발표하였다. 양성 판정 즉시 위기경보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긴급 영상회의를 실시하여 도‧시군 및 유관기관 24개소에 방역대책상황실 설치하고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이 발령됨에 따라 신속히 상황을 전파하고 이행상황을 점검 지도하고 있다. 물론 도내 모든 시‧군에 거점소독시설 설치 등의 긴급 조치도 취하였다. 또한, 도내 모든 돼지농장에 긴급 전화 문진을 통해 이상증상이 없음을 확인 하였고 돼지가 모이는 도축장에 대해서는 생체‧해체 검사를 강화하고, 도축장 내외부 일제소독을 실시하는 등 사전 차단방역 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질병예방의 첫 단계는 차단방역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랜 기간 고병원성 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발생을 겪으면서 농장의 차단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절실히 느껴지고 있다. 차단방역은 지자체마다 매년 치루는 큰 축제마냥 거창하게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준비하는 발판소독조의 소독약 교체와 같은 작은 부분부터 성실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매일 아침 축사 주변 청소와 소독을 하고, 주기적으로 야생동물 방지 울타리도 정비해야겠다. 또 농장에서 사육중인 개, 고양이를 관리하고 쥐잡기 등과 같은 너무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이것이 차단방역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농장관계자는 해외 여행시 가급적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 것이 바람직하다. 외부 방문객은 물론이고 농장의 근무자라 하더라도 외출 후 농장에 출입시 예외없이 모두 소독을 철처히 이행해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소독약의 경우 제품에 표시된 사용방법을 제대로 읽거나 숙지하고 사용해야 한다. 보관 중인 소독약의 경우 유효기간을 수시로 확인하고 사용시 다른 제제와 혼합하지 말고 단일 제품에 한해 희석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도 꼭 알아둘 일이다. 축사 들어가기 전 발판소독조가 유기물로 인해 더러워졌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바로 교체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독약의 효과는 희석하는 순간부터 역가가 손실된다고 간주하고 짧은 시간에 사용하는 수단으로 여겨 자주 교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단방역은 위험기간에 국한되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계절, 시간, 장소, 사람에 관계없이 매일 24시간, 1년 365일이 유지되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대부분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을 얼마나 잘 충실히 행동에 옮기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처음이자 끝이 되어야한다. 또 이번 일을 거울삼아 다시 한번 차단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빠른 신고는 방역의 초석이다. 돼지농가에서는 매일 임상 관찰을 통해 의심증상을 보일 경우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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