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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까말까] ‘배가본드’ 추락으로 시작된 방랑

‘배가본드’ 추락으로 시작된 방랑

인세현 기자입력 : 2019.09.21 07:01:00 | 수정 : 2019.09.21 09:55:30

‘배가본드’(Vagabond)는 방랑 혹은 방랑자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다. 지난 21일 막을 올린 SBS 새 금토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하다. 낯선 단어이기 때문일까. ‘배가본드’의 첫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배가본드 뜻’이 오르기도 했다. 

제목의 뜻을 알고 보면 ‘배가본드’ 첫 회가 더욱 명확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왜 방랑자가 될 수밖에 없었지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방랑의 시작점엔 가족의 추락이 있다. 하나뿐인 조카를 위해 액션 스턴트 배우 활동을 시작했던 차달건(이승기)은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액션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택시 운전대를 잡는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조카 훈은 차달건과 다툰 후 모코로행 비행기에 오른다.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 자격으로 양국 수교 행사에 참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기는 테러범(유태오)의 소행으로 모로코 인근에 추락하고 승객이 전원 사망하고 만다. 

차달건은 추락 사고 유족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모로코로 떠난다. 모로코 공항에서 잠시 화장실에 들린 그는 조카가 기내에서 올렸던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인 테러범을 마주친다. 차달건은 전원 사망 사고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낯선 남성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드라마는 몇 가지 암시를 통해 민항기 추락의 원인이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명시한다. 추락의 배경에는 무자비하게 이익만을 도모하는 기업과 위선적이며 무책임한 국가가 있다. 글로벌 방위산업체 아시아 담당 사장이자 로비스트인 제시카리(문정희)는 예산이 11조 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자 일을 꾸민다. 자국민 108명의 사망 사고를 보고 받은 대통령 정국표(백윤식)는 카메라 앞에선 국민에게 머리를 숙이지만, 뒤에선 자신의 정치 생명만을 걱정할 뿐이다. 아울러 사고 기체가 전투기 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선 철저하게 입을 다문다.

차달건은 사고가 기체 문제가 아닌 테러에 의한 것임을 밝히기 위해, 또 테러의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방랑을 시작해야 한다. 믿고 발 디뎌야 할 국가가 그의 적인 탓이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요원 고해리(배수지)가 차달건과 엮이며 함께 진실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모로코 공항 화장실부터 시내를 거쳐 해변까지 이어진 액션은 약 이 작품의 규모를 엿볼 수 있는 첫 편의 백미였다. 차달건을 연기하는 이승기는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고해리 역의 배수지는 어리바리한 모로코 대사관 인턴 직원과 유능한 국정원 블랙요원의 모습을 오가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 작품에 모이기 힘든 조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도 있었다. 다만 빠른 전개에 중간 광고가 두 번이나 삽입돼 몰입감이 떨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볼까

한국형 첩보 액션 멜로 드라마를 기대한다면 추천한다. 이승기, 배수지, 신성록 혹은 장영철·정경순, 이 이름 중 하나라도 듣고 가슴이 뛴다면 채널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 말까

가상이라도 대형 사고나 재난을 보기 힘든 사람은 불편할 수 있다. 사고 장면과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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