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실내 공기질 어떻게 하나

입력 2019-10-1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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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교실내 공기질 어떻게 하나전주 A 초등학교 5학년 교실. 올 학기 초에 설치된 기계식환기순환장치(공기순환기)가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설치 초기와 달리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교사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공기정화기와 모양과 기능이 다른 이 공기순환기는 실내 공기를 순환하고 여과하는 것으로 전북도교육청은 5개 시범학교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공기정화기와 다른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도교육청은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이미 설문조사를 했다. A 초등학교 교감은 "담임교사는 좋겠거니 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더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그러나 현재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 중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빈번해지고 이에 따라 학습활동시간대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발생이 문제가 되면서 전북도교육청은 공기청정기 설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약 1만 학급에 달하는 모든 일반학급에 공기청정기를 임대방식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공기청정기로 인해 오히려 공기질이 더욱 나빠진다는 연구결과는 여전히 주목을 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경희대 환경공학과 조영민 교수팀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공기청정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문을 닫을 경우 교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50분이 지난 뒤 최대 2000ppm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 가동 초기에는 미세먼지가 크게 저감되지만 환기를 시키지 않을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는 학교보건법상 교실 안에서의 공기질 기준인 1000ppm을 훌쩍 뛰어 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타시도교육청의 경우 공기순환기 설치에 적극적이다. 모든 신축학교에 공기순환기를 설치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21개교 교실과 체육관에 시범설치했으며 필터와 소음, 장비 성능 등 시범사업 데이터를 검토한 뒤 모든 학급으로 확대할 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광주시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신설 및 증개축시 공기순환기(기계식 환기설비)를 설치하고 있는데, 1천597학급에 3천782대를 설치했다. 천정고가 낮거나 석면 제거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설치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의 경우 2천821개 학급에 3천992대를 설치했다. 1천290개 교실에 4천여 대를 설치한 경북은 내년에도 3천여 교실에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전체 학급의 22%인 1만2천789개 학급에 공기순환기를 설치했다. 다만, 공기순환기에는 공기청정기처럼 필터가 장착돼 있는데, 성능점검 결과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신뢰성이 확보된 다음 추진하는 게 낫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경기도교육청은 밝혔다.

전북도교육청은 공기순환기 설치에 미온적이다. 도내 시범사업 학교 5곳에 설치한 뒤 조사한 결과 "크게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필터 규격표준화 후 추진할 것이라는 경기도교육청의 방침에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니다.
도교육청은 이미 본예산과 추경예산 등 두 차례 공기순환기 예산을 편성했지만 전북도의회가 모두 삭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기순환기는 소음이 발생하고 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효율성이 투입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면서도 "시간이 지나서 (청정기 처럼 순환기도)임대로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정기에 비해 순환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

도교육청은 올 해 편성한 것 처럼 내년 예산에 공기청정기 임대료 예산을 학급당 5만 원, 총 50억 원을 편성할 방침이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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