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듣는’ 데이식스 “늙지 않은 음악 할게요”

‘믿고 듣는’ 데이식스 “늙지 않은 음악 할게요”

기사승인 2019-10-22 17: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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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데뷔한 밴드 데이식스는 방송국보다 홍대 인근의 라이브 클럽에서 더욱 쉽게 볼 수 있는 팀이었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그룹 트와이스가 음악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주가를 올릴 때, 데이식스는 작은 클럽에서 관객을 만났다. 단숨에 화제가 되진 못했어도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입소문을 탔다. 4년여가 흐른 지금은 전 세계 24개 도시에서 31회 규모로 공연할 만큼 인기 밴드로 성장했다.

22일 서울 구천면로 예스24라이브홀에서 만난 데이식스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말씀도 물론 감사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같다. 우리 음악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세 번째 정규 음반 ‘더 북 오브 어스: 엔트로피’(The Book of Us: Entropy) 발매를 앞둔 이들은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닌 교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엔트로피’는 지난 7월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음반 ‘더 북 오브 어스: 그래비티’(Gravity)를 잇는 연작이다. ‘그래비티’에서 표현한 서로 간의 끌림, 그 후를 그렸다. 둘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11개 트랙에 담았다. 1~6번 트랙은 사랑이 깊어지는 관계를 다루고, 7~11번 트랙은 관계가 냉각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타이틀곡은 스윙 리듬에 펑크 록을 더한 ‘스위트 카오스’(Sweet Chaos). 앞서 멤버들이 써낸 노래들이 타이틀곡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박진영 프로듀서가 ‘스위트 카오스’라는 콘셉트를 제안했다고 한다. 가사엔 사랑하면서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담았다. 노래의 박자가 워낙 빠른 데다가 코드도 여러 번 바뀌어 연습에 긴 시간이 들었지만, 성진은 “막상 연주해보니 생각보다 술술 잘 흘러가는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믿고 듣는’ 데이식스 “늙지 않은 음악 할게요”멤버들은 일주일여 ‘송캠프’를 떠나 음반에 실릴 노래들을 만들었다. 영케이는 “매일 멤버 각자 한 곡 이상씩 곡을 썼다”고 귀띔했다. 음반은 LA 메탈, 디스코, 라틴 밥, 보사노바,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영케이는 “다양한 장르를 담은 점이 자랑스럽다”며 “데이식스만의 음악을 찾아가기 위해서 밴드로 구현할 수 있는 장르를 다 시도해봤다”고 했다. 성진은 “이번 음반에 들어갈 노래만 쓴 것이 아니라, 나중에 언제라도 들어갈 곡들을 만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데이식스는 음반뿐 아니라 두 번째 월드투어 ‘그래비티’로도 세계 각지의 팬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 국내 도시를 거쳐, 아시아와 미주, 유럽 각지를 찾아간다. 글로벌 인기의 비결을 묻자 영케이는 “음악의 힘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린 시절 영어를 잘 모르면서도 팝송을 즐겨 들었듯, 자신들의 음악도 언어 장벽을 넘어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영케이는 믿는다.

그는 “데이식스가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순간들을 노래로 담고 싶고, 그게 듣는 사람에게도 전달돼 한순간이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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