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흔드는 정치테마주

기사승인 2019-10-24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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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흔드는 정치테마주주식시장에서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장관 테마주로 꼽혀온 화천기계는 23일 오후 1시 기준 3150원 선에서 거래됐다. 화천기계는 그동안 조 전 장관 거취와 엮여 높은 주가 변동률을 보였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전날인 지난달 5일에는 장중 한때 722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전격 사퇴한 지난 14일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통상 정치 테마주는 유력 정치인의 지연과 혈연, 학연 등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정치인의 친인척이나 대학 동문 등이 운영하는 회사가 소위 ‘특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정치 테마주로 묶인 종목 대다수가 실적이나, 미래성, 별도의 호재 없이 대선이나 총선, 장관 보직 등 정치인의 거취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한다. 

화천기계가 조 전 장관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도 학연이다. 임직원 중 한 명이 조 전 장관과 미국 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기계 측에서 지난 6월 ‘동문임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친분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조 전 장관의 거취에 따른 주가 영향은 지속됐다.

지난 상반기부터 높은 주가 변동률을 보인 다른 정치 테마주들도 마찬가지다. 다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로는 와이비엠넷과 보해양조가 꼽힌다. 와이비엠넷은 최대 주주가 유 이사장과 동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테마주로 분류됐다. 또 보해양조는 유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점 때문이다. 

또 이낙연 국무총리 관련 테마주로 남선알미늄과 이월드가 있다. 남선알미늄은 이 총리의 친동생이 남선알미늄의 모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월드는 이 총리와 이랜드그룹 회장이 동문이라는 점이 알려졌다. 

이밖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관련주로는 한창제지가 꼽힌다. 한창제지 김승한 회장이 황 대표와 대학 동문인 점, 사외이사가 사법고시 동기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해당 테마주들은 지난 5월 이후부터 ‘이른 대선주자 찾기’ 분위기를 타고 주가가 반복적으로 들썩였다.

업계에서는 정치테마주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테마주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를 것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테마주 투자심리는 정경유착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도 정치테마주로 묶여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이 이후 급락해 막대한 투자 손실을 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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