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제주도 ‘제주용암수’ 둘러싼 갈등

기사승인 2019-12-07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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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제주도 ‘제주용암수’ 둘러싼 갈등오리온이 제주 염지하수(용암해수)를 활용해 제조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와 관련해 제주도가 염지하수 공급 중단이라는 강수를 내밀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리온이 선보인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두고 제주도와 도 측이 강경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오리온과 제주도간의 주장이 대치되면서부터다. 제주도는 “오리온이 해외 판매만 하기로 했는데 말을 바꿨다”는 입장이며, 오리온은 “처음부터 국내외 판매로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 4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리온의 제품개발을 돕기 위한 염지하수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음에도 제주도가 제품생산과 판매를 방해하는 것처럼 공표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더 이상의 염지하수 공급은 불가하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염지하수는 삼다수 등이 이용하는 암반수보다 훨씬 아래층에 위치해 있어 마그네슘, 칼슘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지하수의 제주도 내 매장량은 약 71억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온이 선보인 제주용암수의 핵심으로 공급이 중단된다면 사실상 사업 자체가 자초될 수밖에 없다. 

도는 “제주도는 염지하수 공급을 위한 어떠한 정식 공급계약이 존재하지 않고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리온에 대한 용수공급 의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는 지난 2018년 10월 19일과 같은달 31일, 두 차례에 걸쳐 국내 판매는 불가하다는 입장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요구하는 등 도의 방침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그런데도 오리온은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물을 공공자원으로 관리해 지하수 개발을 공기업에만 허가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삼다수’의 경우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며 유통만을 광동제약 등이 맡고 있다. 

다만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지사가 지정하는 제주용암해수단지 등에서 예외적으로 물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오리온은 2016년 제주 토착기업인 제주용암수 지분을 인수한 뒤 1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설립했다. 

제주도의 이같은 반발은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먹는샘물 제조사는 60여개로 이미 과포화 상태다. 여기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PB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삼다수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38%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허인철 오리온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 3일 제주용암수 공장 준공식에서 “원희룡 지사를 두 차례 면담했으며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불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판매를 제한해 경쟁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부연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도 측과 협의를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해내겠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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