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항공업계…대한항공, 비용 절감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

기사승인 2019-12-14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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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항공업계…대한항공, 비용 절감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대한한공이 6년만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또 다시 구조조정에 칼을 빼 들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접수'를 받는다. 단, 운항 승무원과 기술·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은 제외했다.

대한항공이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이달 말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이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최대 24개월분의 월급여를 추가 지급하고 퇴직 후 최대 4년간 자녀의 고교, 대학교 학자금 등의 복리후생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은 "정년(60세)에 앞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권고나 강제성은 전혀 없고 직원이 스스로 신청한 경우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조원태 회장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만큼 본격적인 '허리띠 조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지난달 뉴욕 현지에서 특파원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 전체에 대해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선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한·일 갈등까지 겹치면서 내년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을 간소화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 2일 정기 임원 인사을 통해 사장 이하 임원의 직위 체계를 기존의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는 등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하며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경우 종전에는 회장을 포함한 임원이 108명이었지만 이번 인사와 직위체계 개편으로 29명(사임 18명, 그룹사 전·출입 11명)이 줄어 79명이 됐다.

지난달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최대 6개월의 단기 무급휴직제도를 실시, 500여명의 직원이 이 제도를 이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9월1일부터 국내 공항의 일반석 카운터를 없애고 셀프 체크인(모바일·웹·공항 키오스크) 전용 수하물 위탁(백드롭·Bag Drop) 카운터로 전환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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