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사장단 회의… 신동빈 비전에 쏠린 눈

기사승인 2020-01-1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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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그룹 상황을 전환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고 강조했다. 

16일 신 회장은 하루 전인 15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 벨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유통·화학부문의 실적 부진과 더불어 기타 부문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른 우려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와 국가간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와 저출산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되고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조직문화 정립과 직원들의 변화 의지,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심어줄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첫 사장단 회의… 신동빈 비전에 쏠린 눈

신 회장의 이같은 주문은 유통·화학 등 주력 부문의 실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0% 감소한 1565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발 셰일 혁명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현재 화학과 첨단소재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롯데에 있어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 보수 이외에 예정된 다른 투자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유통 부문도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연말 인사를 통해 유통 사업부문장에 선임된 강희태 부회장은 즉각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본사 인력의 약 13%를 각 점포 등 현장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각 사업부 스태프 조직은 신설된 롯데쇼핑 헤드쿼터(HQ)로 통합시켰다. HQ는 기획전략본부·경영지원 부문·준법지원 부문·경영개선 부문 등 기존 백화점 사업부 조직과 인력을 중심으로 운용된다. 

기존 ‘팀-부문-본부’ 조직 체계는 ‘팀-본부’, ‘팀-부문’으로 축소해 즉각적인 전환이 가능케했다. 마케팅본부와 디지털전략본부는 폐지하고 마케팅부문, 디자인실, 엘롯데부문, 프리미엄몰부문, 디지털사업부문은 백화점 사업부장 직속으로 운영한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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