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주 KCC

위기의 전주 KCC

기사승인 2020-02-17 15: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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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주 KCC[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농구 전주 KCC가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KCC는 올 시즌을 야심차게 시작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를 받아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징계를 받았던 전창진 감독을 지난해 7월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전 감독은 팀 스타일을 개편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팀 기조를 갈아엎고 모든 선수가 움직이며 공격하는 모션 오펜스를 팀에 입혔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KCC는 시즌 초 중상위권에 안착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KCC는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국가대표 센터인 라건아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MVP 이대성을 받아오며 유망주 4명을 현대모비스로 보내는 2대 4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성하며 호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기대와 달리 트레이드 효과는 크지 않았다. 모션 오펜스로 성적을 내던 시즌 초와 달리 다시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스타일로 돌아갔다.

이대성과 이정현의 불협화음도 KCC의 발목을 잡았다. 볼 소유 시간이 긴 선수가 늘어나니 공이 원활하게 돌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제약이 걸렸다. 궁여지책으로 전 감독은 이대성과 이정현의 출전 시간을 분리했으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두 선수의 성적은 전 시즌 대비 하락했다.

우승권을 바라보던 KCC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승리를 꾸역꾸역 쌓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라건아가 장기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라건아는 지난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 5라운드 대결에서 4쿼터 볼 경합 도중 브랜든 브라운과 충돌했다. 무릎을 부여잡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검사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밝혀졌다. 수술 여부에 따라 최소 8주에서 최대 12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남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라건아는 KCC 유니폼을 입고 28경기 동안 평균 18.8득점 1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지만, 빅맨 자원이 적은 KCC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왔다.

KCC에겐 최악의 상황이다. KCC는 안양 KGC에 3경기차로 밀린 4위에 자리했다. 5위 부산 KT와 승차도 한 경기 밖에 나지 않는다. 순위 경쟁이 한참인데 남은 시즌을 핵심 선수 없이 치러야 한다.

대체 선수를 선발하기도 어렵다. 라건아를 영입한 팀은 외국선수 영입 제한 금액이 걸려있다. 라건아의 연봉을 제외한 42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을 찰스 로드가 차지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선수를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 최대 7만달러(약 8200만원)로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로드마저 현재 폼이 좋지 않다. 로드는 부상과 부진으로 11분40초를 뛰며 평균 5.4득점 2.7리바운드에 그쳐있다. 이는 KBL 데뷔 후 최저 성적이다.

KCC는 A매치 브레이크로 인해 리그가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가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2주 동안 라건아를 대체할 외국 선수를 빨리 찾아야 한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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