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LCK] 기대 이상의 팀, 기대 이하의 팀

기사승인 2020-03-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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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 =종로에 위치한 롤파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전장입니다. 이곳에선 매주 시즌 우승, 더 나아가 롤드컵 진출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LCK 10개 팀들 간의 격전이 벌어집니다. [방구석 LCK]는 쿠키뉴스 e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그간의 LCK 경기를 돌아보고, 자유롭게 나눈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회의록입니다. 

*3월 5일 기준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 상-중-하위권 대혼전… 순위 경쟁에 뜨거워진 LCK

김찬홍 기자 : 1라운드도 끝이 보입니다. 돌아보면 참 재미있었어요.

문대찬 기자 : 일단 순위 경쟁이 되게 치열해서 흥미로워요. 1위부터 3위까지의 상위권 판도, 그리고 중위권 판도와 하위권 판도가 치밀하게 얽혀 있어서 버릴 경기가 없습니다.

문창완 기자 : APK랑 KT가 근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위권 팀들이 한껏 긴장한 모양새입니다. 특히 한화생명은 3연패로 KT한테 5위 자리를 내줬죠.

김찬홍 기자 : KT의 반등은 예상된 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최하위권에 처져 있을 멤버는 분명히 아니죠. 5연패에 빠질 팀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문대찬 기자 : 솔로랭크도 사실 3연패 이상하면 내 의지랑 무관하게 계속 지는 경우가 발생하죠. 한 번 이기기 시작하면 탄력을 또 받게 되는데, KT의 향후 행보가 기대됩니다.

김찬홍 기자 : 바텀 쪽에서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많이 안정된 것 같아요. 특히나 올해 ‘에이밍(김하람)’의 폼이 엄청나요. ‘투신(박종익)’ 선수도 초반 연패 기간 대비 나아졌고요.

문대찬 기자 : ‘에이밍’ 선수는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KT행이 결정됐을 때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평가가 많았었죠. 현재로선 기대대로입니다.

김찬홍 기자 : 올해 더 잘하는 느낌이네요. ‘쿠로(이서행)’ 선수도 안정적이니 상체만 조금 더 힘을 내준다면 상위권 경쟁도 노려볼 만 할 것 같아요.

▲ 기대 이상의 팀, 기대 이하의 팀

김찬홍 기자 : 저는 사실 지금 3위인 드래곤X(DRX)의 상승세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쵸비(정지훈)’ 선수, ‘데프트(김혁규)’ 선수라는 확실한 캐리 라인이 있지만 이외 나머지 라인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라 기복이 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표식(홍창현)’ 선수와 ‘케리아(류민석)’ 선수가 베테랑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요. 반면 기대 이하의 팀은 샌드박스요. 케스파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상위권 후보로 예상됐지만 기대 이하예요.

문대찬 기자 : 확실히 샌드박스는 초반 지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중후반 경기 운영,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것 같아요. 오늘 젠지전에서도 1세트 다 잡은 경기를 허무하게 놓쳤죠.

김찬홍 기자 : ‘서밋(박우태)’ 선수의 존재감은 확실한 반면에 다른 선수들이 활약이 저조한 편이에요. 특히 바텀 라인이 아쉽게 느껴져요. 1라운드 동안 ‘레오(한겨레)’-‘고릴라(강범현)’ 조합과 ‘루트(문검수)’-‘조커(조재읍)’ 조합이 번갈아 나왔는데, 서둘러 주축 선수들을 정하는 것도 성적을 위해선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문대찬 기자 : 전 기대 이상의 팀은 T1, 기대 이하의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예요. T1 같은 경우는 탑-정글 주축 선수들이 빠졌고 코칭 스태프도 변했죠.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서 초반 진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두를 달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케스파컵에서 워낙 호흡이 좋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데다가, 라이엇 게임즈가 올 시즌 지향하는 ‘상체메타’에 적합한 ‘기인(김기인)’ 선수의 존재 때문에 높은 성적을 기대했는데 1라운드는 다소 아쉬웠죠. T1을 세트 스코어 2-1로 잡으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한 건 긍정적이네요.

김찬홍 기자 : T1은 정말 ‘커즈(문우찬)’ 선수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이전에 보였던 약점들이 T1에서 많이 개선된 것 같아요. 안정적인 챔피언들도 곧잘 잘하고, 기존에 확실한 카드도 갖고 있다보니 밴픽에서도 유리한 이점을 가져다주고 있어요.

문대찬 기자 : 맞아요. T1이 올 시즌 경기 초반 힘든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그 와중에 ‘커즈’ 선수가 무척 잘해주고 있어요. 어려운 경기에서도 정글러가 해야 할 일을 다 하는 느낌? ‘커즈’ 선수까지 말려버리면 게임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더라고요.

문창완 기자 : 저도 기대 이상 해준 팀은 T1이예요. 로스터가 작년에 비해 많이 약해졌는데 1라운드 상위권에 안착했죠. 담원 게이밍은 개인적으론 기대 이하입니다. 작년 롤드컵 진출 팀인데도 불구하고 팀 전체적으로 기량이 떨어진 것 같아요. ‘너구리(장하권)’, ‘쇼메이커(허수)’, ‘캐년(김건부)’ 선수의 캐리력이 이전처럼 돋보이질 않네요. 바텀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뉴클리어(신정현)’ 선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문대찬 기자 : 담원은 뭐랄까. 전날 APK전을 보면 코칭스태프의 챔피언 티어 정리가 확실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버 파워 챔피언으로 평가되는 ‘오른’을 풀어줬는데 막상 경기 내용을 보면 전혀 대처가 안됐죠. 지금의 담원에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LCK 잠정 중단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재정비의 시간이요.

김찬홍 기자 : ‘뉴클리어’ 선수가 아펠리오스 숙련도가 아쉬운 점은 담원에게 곤란한 상황은 맞는 것 같아요. 요즘 경기 시간이 길어졌잖아요. 원거리 딜러들의 활약이 매우 중요해졌고 실제로 T1, 젠지, DRX는 정상급 원딜러를 보유한 팀이죠. 담원이 ‘고스트(장용준)’ 선수를 영입했는데, 분명 향후 라운드에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문창완 기자 : 아참, 한화생명에게도 이번 휴식기가 도움이 될 듯 해요.

문대찬 기자 : 동감. 한화생명도 사실 기대이하의 팀이긴 해요. 시즌 시작 전 기대보다는 시즌 시작 후의 모습으로 기대감을 키웠던 팀인데 이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될 시점 같습니다. ‘코리안G2'라고 응원하던 팬들도 조금씩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김찬홍 기자 : 한화생명도 원거리 딜러 쪽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라바(김태훈)’, ‘제니트(전태권)’, ‘비스타(오효성)’ 선수가 번갈아 출전하고 있지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없었어요.

문대찬 기자 : 손대영 감독이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했으니 반등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즐기는 자가 제일 무섭다고 하잖아요. 한화생명 선수들이라면 가능할거라고 봐요. 

▲ 길어진 LCK… 재미와 지루함의 사이

문대찬 기자 : 지난 시즌보다 경기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LCK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등 프로리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요. 

김찬홍 기자 : 취재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상 수원 출퇴근러.

문창완 기자 : 확실히 보는 재미는 늘었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어요.

문대찬 기자 : 저도 초반엔 ‘아, 진짜 재미없다’ 생각했었는데 요샌 또 재미있는 것 같아요. 드래곤 영혼 때문에 경기 시간이 늘어지는 건 맞는데, 덕분에 치열한 대규모 교전이 자주 일어나는 건 긍정적인 부분 같아요. 그런데 유리해도 확실히 이점을 굴리지 못하는 팀들 간의 경기면 심각하게 지루해지는 게 문제입니다.

문창완 기자 : 30분 넘어가면 ‘왜 안 싸우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찬홍 기자 : 개인적으로는 현재 메타가 과거 LCK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단단하게 운영을 하는 팀의 승률이 높아졌어요. 개인적으로는 드래곤을 조금 너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드래곤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 지난 시즌엔 초반부터 게임을 설계해서 속도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지나치게 느려요.

문대찬 기자 : 작년에는 정글러가 다이브, 갱 등을 시도하고 잦은 교전을 시도했을 때 얻는 이득이 컸는데 올해는 정글 패치로 인해 실패했을 시의 부담감이 매우 커졌죠. G2가 자주 시도했던 포탑 골드를 집중 공략하는 운영이 이제는 조금 힘을 잃은 것 같아요. 드래곤을 차라리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게 더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 쿡기자가 뽑은 MVP는?

김찬홍 기자 : 저는 1라운드 MVP로 주저 없이 T1의 ‘테디(박진성)’ 선수를 뽑겠습니다. 올해는 정말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문대찬 기자 : 나도 동감. 일단 지표 자체도 워낙 좋고, 그만큼 팀 성적도 뒤따라주고 있어요.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욱 ‘완성형 원거리 딜러’가 된 인상이예요.

김찬홍 기자 : 그리고 못하는 챔피언이 없어요. ‘카이사’도 잘쓰죠.

문대찬 기자 : 말린 경기도 금세 복구하고. 무엇보다 한타에서의 안정감이 다른 정상급 원거리 딜러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T1의 ‘넥서스’가 됐네요.

문창완 기자 : 전 ‘미스틱’ 진성준 선수에게 투표. 유부남의 처절함이 느껴진 달까요. 샌드박스전에서 펜타킬도 기록했고 무엇보다 ‘애쉬’ 플레이가 저한텐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퍼포먼스만큼은 리그 최정상이었어요. 오늘 T1전에서도 '테디' 선수를 상대로 라인전에서부터 우위를 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죠. 제 마음 속의 MVP입니다. 

문대찬 기자 : 동감. 애쉬 플레이는 카이팅의 교본, 정석이었죠.  

▲ ‘케리아’와 ‘칸나’, 그리고 ‘표식’

문대찬 기자 : 최근 LCK에 만 19세 이하, 18세트 이상을 소화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영플레이어상'이 도입됐지만 신인상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죠. 하지만 신인상이 있다면 받을 만한 선수들은 있습니다.

김찬홍 기자 : DRX의 ‘케리아’ 선수와 T1의 ‘칸나(김창동)’ 선수로 압축되는 모양새입니다.

문대찬 기자 : ‘칸나’ 선수는 KDA가 10.4로 탑 라이너 가운데 압도적이에요. 라인전에서는 크게 강력한 면모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교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뒷텔’을 이용해 적 진영을 무너뜨리거나, 교전 중 순식간에 상대 딜러를 물어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관계자들은 ‘칸나’ 선수가 신인답지 않게 노련하고 침착하다고 칭찬하더군요.

김찬홍 기자 : 분명 케스파컵때보다 성장했어요. 시즌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케리아’ 선수는 완성형입니다. 천재 같아요. 더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대찬 기자 : ‘케리아’ 선수는 이미 완성형이라 사실 더 기대할 게 없어요. 지금도 너무 잘해주니. 반면 ‘칸나’ 선수는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아마추어 시절엔 ‘이렐리아’ 등의 챔피언을 잘 다루기로 유명했어요. 다른 플레이 방식을 보여줄 잠재력도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탑솔러 육성 장인인 김정수 감독님의 혜안에 기대를 겁니다.

문창완 기자 : 전 ‘표식’ 선수도 두 선수 못지않게 잘한다고 생각해요. 정글러가 굉장히 약한 메타에서 신입답지 않게 활약했다고 봐요. 

문대찬 기자 : 맞아요. 공격적인 모습이 돋보여요. KDA는 ‘커즈’, ‘클리드(김태민)’ 선수에 이어 3위인데 평균 킬 수는 2.7로 제일 많아요. 어시스트는 커즈 선수에 이어 2위입니다.

문창완 기자 : LCK에서 대형 신인들이 나와야 국제대회 명예회복도 가능할 거라고 얘기들 한 거 기억하시나요? 적지만 두각을 보이는 신인들이 나와서 긍정적이네요.

문대찬 기자 : 최근 구단들이 잇따라 아카데미 선수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더라고요. 육성 문화가 잘 정착돼서 더 특별한 신인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습니다.

[방구석 LCK] 기대 이상의 팀, 기대 이하의 팀

▲ 불투명한 2라운드 일정… MSI는 안녕?

문대찬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6일 경기 이후 LCK가 잠정 중단에 들어가게 됐어요.

김찬홍 기자 : 앞서선 LPL이 중단 됐었는데 MSI 개최 여부가 궁금해지네요. 안그래도 올 시즌 시즌 시작이 늦었던 터라 라이엇 측은 골치가 꽤나 아플 것 같습니다. 

문창완 기자 : 한국도 차라리 온라인으로 돌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LPL도 최근 온라인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죠. 경기 방식도 단판제로 바꿉니다.

문대찬 기자 : 한국도 사태가 더욱 길어지면 온라인 일정을 고려해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만약 단판제로 열리게 되면 이 또한 변수가 되겠네요.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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