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는 어쩌죠?”… 코로나19에 애타는 고교 스포츠

기사승인 2020-03-20 0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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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문대찬, 김찬홍 기자 =“일단 기다려봐야죠.”

장충고 야구부를 맡고 있는 송민수 감독은 입시 이야기가 나오자 말끝을 흐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건 프로 스포츠 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초‧중‧고교 학생 선수들은 교육청 방침에 따라 공식적인 훈련이 금지됐다. 학교 시설이 전면 폐쇄되면서 교내 운동장과 훈련장도 쓸 수 없다. 감독‧코치진과의 접촉도 제한돼 핸드폰 영상 등으로 간접적인 지도를 받는 데 그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삼삼오오 돈을 모아 일부 개방된 운동장을 빌려 훈련에 매진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동기 부여도 떨어지는데다가 개인 훈련에도 익숙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고교 선수들이다. 대학에 가려면 대회 성적, 선수 기록 등이 명기되는 경기 실적 증명서를 내야하는데 대회가 줄줄이 연기되면서 눈앞이 깜깜해졌다.

송 감독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학교 안에서 훈련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동 수단에서 감염이 될 확률이 높지 않나. 모든 학생들이 부모님의 자가용을 타고 통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합숙 자체가 안 되다보니 우리도 코칭을 해줄 수 없어 답답하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송 감독은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학부모들이 (입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집 요강이 바뀐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도 아니고, 대략적인 얘기도 없다”며 “대한소프트볼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상급학교 진학에 대해 회의를 하고 알려준다고 했는데,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입시는 어쩌죠?”… 코로나19에 애타는 고교 스포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대회가 재개되더라도 고교 선수들이 겪을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장기간의 훈련 공백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춘계연맹전을 취소했던 한국중고농구연맹은 입시에 대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오는 5월엔 협회장기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우려스럽다.

명지고 농구부 김동우 코치는 “체력을 유지시키는 것이 관건인데 뛰는 운동을 못하고 있다보니 사실상 훈련이 멈췄다고 보면 된다”며 “(대회가 열린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훈련이 된 상태에서야 가능한 건데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빨리 좋아지길 바랄 뿐이다. 아이들이 겨울 내내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막상 기량을 선보일 시기에 이렇게 되다보니 속상하다. 학부모들도 많이 불안해하고 아이들도 상실감이 많다.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많이 답답하다”고 타는 속을 내비쳤다.

설상가상 올해부터 체육특기생 학사 관리가 강화되는 점도 학생 선수들의 고민거리다.

지난달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기존 60일이 넘었던 대회 출전으로 인한 출석 인정이 20일(초), 30일(중), 40일(고) 등으로 제한된다. 긴 휴교령으로 인해 여름방학도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 학생 선수들의 학사 관리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우려가 크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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