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박명수가 맞은 ‘등짝 스매싱’의 의미

기사승인 2020-05-25 19: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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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박명수가 맞은 ‘등짝 스매싱’의 의미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지난 23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 43회는 마치 과거 ‘무한도전’을 다시 보는 느낌이 드는 회차였습니다. 방송인 유재석과 박명수가 치킨 판매에 도전하는 ‘토토닭’(토요일 토요일은 닭이다) 코너에 ‘무한도전’에서 함께한 정준하와 하하가 깜짝 출연한 것이죠.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보는 하&수(정준하&박명수)의 티격태격 다툼에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모두가 ‘무한도전’ 멤버들의 재회를 반긴 건 아니었습니다. 방송 도중 보여준 박명수의 태도가 불편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이죠. ‘토토닭’ 코너에 등장하던 초반부터 지적받은 그의 태도는 이날 정점을 찍었습니다.

인턴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출연한 정준하를 보자마자 외모를 비하하는 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게스트로 함께 배구선수 김연경에게 불필요한 짜증을 내고 자신의 잘못으로 곤란한 상황이 생겨도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놓으라며 “싸우면 니가 이기잖아”라고 하거나, 자신이 ‘아버지 뻘’이라고 덧붙이는 등 억지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에서도 웃음은 나오지 않았죠. 신인 트로트 가수 김다비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박명수는 코미디언 후배 김신영이 연기하는 둘째 이모 김다비의 캐릭터를 받아주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끝까지 김다비를 인정하지 않고, 설명해줘도 모르는 척하며 반말로 응수했죠.

[친절한 쿡기자] 박명수가 맞은 ‘등짝 스매싱’의 의미

시청자들의 반발을 예상했던 걸까요. 목표로 했던 치킨 100마리 나눔을 힘겹게 마치고 치킨 1000마리 기부 소식을 전한 다음에도 방송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태호 PD가 갑자기 김연경 선수에게 오늘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을 지목하라고 제안한 것이죠. 그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릴 기회를 준다면서 말입니다. 모두가 박명수를 떠올렸고 그는 웃으며 순순히 등을 내줬습니다. 김연경 선수도 시원한 스매싱을 때리고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방송은 마무리됐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몇 차례 사과 방송을 진행하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곤장을 때리곤 했습니다. 방송 도중 조는 장면으로 논란이 된 박명수, 혹은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으로 불편함을 준 김태호 PD가 곤장을 맞았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때는 그게 가능했습니다.

[친절한 쿡기자] 박명수가 맞은 ‘등짝 스매싱’의 의미

지금의 ‘놀면 뭐하니?’는 여러 면에서 ‘무한도전’과 다릅니다. ‘놀면 뭐하니?’는 박명수가 “니가 대장이야?”라고 물으면 유재석이 “응. 내가 대장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1인 진행 프로그램입니다. 혼자 방송을 이끌어가야 하는 유재석에게 게스트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한 프로그램이죠. 그런 게스트에게 반말로 호통치고 우기는 박명수를 ‘무한도전’ 시절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는 것이 옳은지 알 수 없습니다. ‘부캐’ 예능에 고정 출연하길 바라면서 ‘김다비’ 세계관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날 유독 말이 없었던 유재석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박명수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이 “많이 날아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에 대한 대처법으로 “다른 프로그램을 기약하면 된다”, “하던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고요. 이쯤 됐으면 그 대처법이 옳은 방법인지, 왜 ‘놀면 뭐하니?’에서 그동안 그를 부르지 않았는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작진이 정말 ‘등짝 스매싱’ 하나로 박명수에게 면죄부를 준 건 아닐 거라 믿고 싶습니다.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처럼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논란을 일으킨 멤버를 억지로 끌고 가야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니까요.

bluebell@kukinews.com / 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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