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출산율 0명대...정부 "출산율은 더 이상 목표아니다"

출산율 떨어져도 담담한 정부...'삶의 질' 패러다임으로 극복 자신

기사승인 2019-01-25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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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산율이 계속해서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더 이상 출산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서 “이제 크게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출산율을 바라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과거 가임기 여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압박을 넣던 기조에서 지난해 ‘삶의 질’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다. 미래의 희망과 삶이 안정되면 자연스러운 결과로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보는 방향”이라며 “작년과 올해 사이 출산율이 계속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던 것은 정책 효과가 달성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해 12월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관련 기존의 ‘출산율 제고’에서 ‘모든 세대의 삶의 질 향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핵심 아젠다에 대한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들이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가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앞으로 실질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들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려고 한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협조, 청년들의 기대와 신뢰 속에서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핵심 아젠다는 ▲아이와 함께 행복한 삶(양육정책)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삶(성평등 구현)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안정된 삶(노인 정책) 등 세 가지다. 우선 젊은 층의 양육 환경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부수적인 효과로 출산율 향상을 꾀하고,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른 인구구조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노인 및 돌봄체계 등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첫 출산율 0명대...정부

특히, 성평등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둔다. 성평등 문화가 확산되면 초기에는 일정기간 출산율이 하락하다가 지속적으로 성평등주의가 확산될수록 출산율은 최저점을 찍은 후 ‘U’자를 그리며 반등한다는 선진국의 이론을 도입한 것이다. 덴마크, 프랑스, 스웨덴 등 국가는 적극적인 여성고용 등 성평등 정책을 통해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장윤숙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은 “이제 합계 출산율은 목표가 아니다, 개개인 삶의 질 존중, 성평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 등에 주목했으면 한다”며 “우리의 고민은 출산율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른 기본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날 워크숍에서 지난해 합계 출산율을 0.97명, 출생아 수를 32만5000명으로 잠정 추계했다. 이는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 2017년 1.05명(출생아 수 35만8000명)보다 낮은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다. 잠정 추계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사실일 경우 한국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산율 1.0 미만을 기록한 나라가 된다.

이창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조정관은 “당장 출산율에 목메지 않고, 청년과 노인세대의 삶의 질 높이고 가족과 출산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긴 호흡을 두고 노력하겠다"며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의 희망이 확신으로 바뀔 때 자연스럽게 출산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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