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만으로 경기부양 힘들어…지금이 자금 풀 ‘적기’

/ 기사승인 : 2020-03-17 11: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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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0.5%p 하향한 0.75%로 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양적 완화 없는 통화정책만으로는 ‘뒷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오후 4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내린 0.75%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15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하향조정한 것에 대응한 조치다.

이 총재는 임시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해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취약부문,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차입 비용을 가능한 큰 폭으로 낮출 필요가 커져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소비 위축, 생산 차질 등 실물경제에서 충격이 나타나고 있지만 향후 금융 쪽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고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리인하만으로는 코로나19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금융시장 안정엔 도움이 되지만 경기 부양엔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에 더해 양적완화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 금융위기와 달리 글로벌 통화 완화만으로는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통화정책과 결합된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로존 같은 국가들이 큰 폭의 통화완화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한 양적완화를 넘어 국내 주요산업에 대한 ‘맞춤 양적완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좀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이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한국에서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렸다고 한들 얼마나 효과를 봤을지는 의문”이라며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양적완화 없는 기준금리 인하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범위한 대상에게 제공하는 양적완화는 당장은 국내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국내 주요 산업군이 코로나19 사태를 버티고 그 이후를 바라볼 수 있도록 양적완화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 주요 7개국가(G7)들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위기를 대처하고자 통화·금융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천명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6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주문하면서 IMF에서 1조달러 대출 자금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크리스탈리나 총재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국가별로 ▲유급 병가·세금 경감 등 추가적 재정 정책 ▲적극적인 통화정책 실시 ▲건전성 유지를 위한 금융감독기관의 대응을 주문했다.

G7 정상들도 같은날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고 합의했다. 

G7 정상들은 “강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를 조율하고,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도 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경제와 금융 안정을 지원하고 회복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금융 조치를 제공하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