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만 하나, 우리도 한다”…백화점 업계도 배송시장 속속 ‘출사표’

기사승인 2020-07-03 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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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만 하나, 우리도 한다”…백화점 업계도 배송시장 속속 ‘출사표’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백화점들이 이커머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배송시장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드(비대면) 현상이 장기적 트렌드로 굳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동안 매장 고객의 서비스에 치중하던 백화점 업계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3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에서 개시했다. 고객이 온라인 롯데백화점몰과 엘롯데, 롯데온 등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롯데백화점 본점 또는 잠실점에서 상품을 준비해 총 3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롯데마트가 중계점과 경기 광교점에서 첫 선을 보인바 있다. 백화점이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비스 대상은 백화점 브랜드 400여개 9만가지 상품이다. 배송비용은 롯데백화점몰은 10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이고, 엘롯데 등에선 구매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택배와 달리 백화점에서 구매한 것처럼 쇼핑백에 담아 전달되기 때문에 선물 등의 수요가 늘 것이라고 백화점 측은 기대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퀵서비스 이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핸드백과 주얼리, 화장품, 여성 패션 등 선물 상품으로 인기 있는 품목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용 고객층은 30대가 42%, 20대가 32%로 2030고객이 대다수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지역 이용건수만 3000건을 넘어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온라인사업부문장은 "'바로배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잇는 O4O(Online for Offline) 핵심 전략 중 하나"면서 "서울을 시작으로 향후 전국 대도시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만 하나, 우리도 한다”…백화점 업계도 배송시장 속속 ‘출사표’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도 오는 8월을 목표로 신석식품 새벽배송에 도전한다.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을 만들어 백화점 식품관 상품을 매일 아침 집 앞까지 배송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8월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 홈'(To Home)을 연다. 기존 식품 전용 온라인몰인 e슈퍼마켓을 업그레이드 한 서비스다. 주문 시간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한다. 주문 가능 상품도 1000여개에서 5000개로 확대에 나선다. 새벽배송 가능 지역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부터 ‘식품 온라인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다. 현재 현대백화점 측은 이를 위해 경기 김포에 전용 물류센터 부지를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이 ‘새벽배송’을 꺼내든 배경에는 비대면 소비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신선식품 수요가 이커머스로 몰리면서 ‘온라인 배송’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온라인 매출은 13.5%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오프라인 매출은 6.1%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 행태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백화점도 변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라며 “다만 기존의 쿠팡과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업체들과 승부를 벌여야 하는 만큼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