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대로 보는 음원차트 어떨까…‘플로’ 직접 써보니

취향대로 보는 음원차트 어떨까…‘플로’ 직접 써보니

기사승인 2020-07-04 08: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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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대로 보는 음원차트 어떨까…‘플로’ 직접 써보니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가요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나는 수 년째 가수 박효신과 윤종신,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정재일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러면 열에 아홉은 ‘발라드를 좋아하는군’이라는 말이 돌아온다. 그럴 땐 잠시 난처해진다. 애절한 ‘눈의 꽃’보단 시원한 ‘홈’(Home)을 더욱 즐겨듣고, 구슬픈 ‘좋니’만큼이나 경쾌한 ‘막걸리나’를 좋아해서다. 내 취향의 음악은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진 지난 6월27일, 음악 플랫폼 업체 ‘플로’에 발을 들였다.

■ 내 취향 섞어 보는 ‘나만의 음원 차트’

플로는 지난 5월7일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재정렬할 수 있는 ‘내 취향 믹스(MIX)’ 기능을 도입했다. 24시간 누적 이용량을 바탕으로 한 ‘플로차트’를 비롯한 각종 차트는 물론, 플로의 에디터들이 만들어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에도 ‘내 취향 믹스’를 적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취향은 인공지능(AI) 기술로 파악한 이용자의 재생 이력과 선호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취향대로 보는 음원차트 어떨까…‘플로’ 직접 써보니
▲ 플로차트에 '내 취향 믹스'를 적용하자 순위가 바뀌었다
가령 4일 0시 기준 플로차트의 1~5위는 각각 블랙핑크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블루 ‘다운타운 베이비’(Downtown Baby), 아이유 ‘에잇’, 지코 ‘서머 헤이트’(Summer Hate), 화사 ‘마리아’다. 하지만 여기에 자신의 취향을 ‘믹스’하면 새로운 순위의 차트를 확인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같은 시간 집계된 플로차트에 ‘내 취향 믹스’ 기능을 적용했더니, 최상위 1~5위가 화사 ‘마리아’, 오마이걸 ‘살짝 설렜어’, 오마이걸 ‘돌핀’(Dolphin), 아이유 ‘인투 디 아이랜드’(Into the I-LAND), 두아 리파 ‘돈트 스타트 나우’(Don’t Start Now)로 나타났다. 최근 가수 화사의 ‘마리아’(Maria)를 자주 들었고, 플로 가입시 좋아하는 가수로 그룹 오마이걸을 고른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의 음원 재생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내 취향 믹스’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외국곡을 충분히 많이 듣지 않은 이용자는 해외 소셜 차트(해외 인기곡과 소셜 기반으로 제공되는 팝 차트)에 ‘내 취향 믹스’를 적용할 수 없다. ‘박효신과 윤종신과 정재일의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외국곡 순위’를 기대한 기자로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용자의 경우, ‘캐릭터 추가’ 기능을 이용하면 ‘내 취향 믹스’ 기능을 보다 빨리 적용할 수 있다. 플로 이용자는 하나의 계정으로 세 개의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는데, 가령 발라드를 들을 때 사용하는 캐릭터와 댄스곡을 들을 때 사용하는 캐릭터를 분리하면 AI가 보다 쉽게 각 캐릭터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향대로 보는 음원차트 어떨까…‘플로’ 직접 써보니
■ 개인화된 음원 차트, 순위 왜곡 막을까

플로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음원 차트가 가요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음원 사재기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가 저마다 다른 차트를 보게 되면 음원 순위를 왜곡할 유인이 없어져서다. 대신 이용자가 자신의 음악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음악을 소비하도록 하는 것을 음악시장을 키워 나가는 토대라고 보고, AI기술을 바탕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로는 ‘내 취향 믹스’를 선보이기 앞서 지난 3월 사재기 등 잡음 양산의 주범으로 지적되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누적 이용량으로 순위를 매기는 ‘플로차트’를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 취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된 만큼, 1시간 단위 재생수로 경쟁하며 음악소비문화를 지배해온 기존 실시간 차트는 유효기간이 다했다”(드림어스컴퍼니 이기영 대표)는 판단에서다.

시장 점유율 3위(지난 2월 기준) 업체가 일으킨 ‘반란’에 업계 1위인 멜론도 동참했다. 멜론은 현행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연내 24시간 기준 집계 방식의 새 차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지난 5월 밝혔다. 나아가 실시간 차트에 표시하는 순위 숫자와 순위 등락 표기도 없애고, 곡 배열 순서에도 현행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멜론 측은 “순위 경쟁을 지양하고 이용자들이 더 다양한 곡을 발견하고 듣게 함으로써 음악의 다양성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드림어스컴퍼니, 카카오 제공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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