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진실의 술래잡기 ‘미쓰리는 알고 있다’ [볼까말까]

욕망과 진실의 술래잡기 ‘미쓰리는 알고 있다’

기사승인 2020-07-09 13: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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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진실의 술래잡기 ‘미쓰리는 알고 있다’ [볼까말까]
사진=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 포스터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한 20대 여성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사건을 접한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수군댄다. 경찰은 주변 인물을 탐문하며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다. 4부작으로 기획된 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진실을 숨기려는 주민들과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술래잡기처럼 진행된다. 불행한 삶을 살았던 한 여성의 죽음에서 시작된 파문이 그 주변으로 촘촘하게 번진다.

지난 8일 첫 방송에선 9동 604호에 살던 기간제 교사 양수진(박신아)의 추락부터 자살과 타살 여부가 밝혀지기까지의 내용이 그려졌다. 궁 부동산의 부동산 중개인이자 수진과 같은 동 입주민인 이궁복(강성연)을 중심으로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애쓰는 인물들이 소개됐다. 수진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게 된 강남경찰서 에이스 형사 인호철(조한선)은 수진의 신상과 행적을 조사하다 고등학생 서태화(김도완)의 이름이 자꾸 나오자 의심을 품는다.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언뜻 재건축을 목표로 평범한 개인의 이기심을 상징하는 이궁복과 사건 해결을 목표로 공동체의 이상을 추구하는 인호철이 하나의 사건으로 부딪히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호철의 “당신은 주민들의 재산을 지켜. 난 한 시민의 생명을 지킬 테니까”라는 대사가 말해주듯, 결국 두 사람이 걷는 길이 같다는 걸 드러낸다. 기존 드라마에서 현실 속 삶의 단면을 스테레오 타입의 주인공으로 보여준 것과 달리, ‘미쓰리가 알고 있다’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삶과 캐릭터를 일상(부동산 재건축)과 비일상(사망 사건)으로 그릴 작정이다. 드라마의 방향성을 단 1회 만에 보여줬다는 점이 놀랍다.

■ 볼까

아파트 재건축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경찰의 사건 해결 스토리가 절반씩 섞여 지루할 틈이 없다. 우리 주변에서 볼법한 이야기가 차분하게 전개되는 점도 몰입도를 높인다. SBS ‘스토브리그’ 이후의 배우 조한선을 만나고 싶은 시청자에게도 추천한다.

■ 말까

평일 저녁 시간에 굳이 진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보고 싶지 않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극단적인 사건이 등장하는 만큼 인물들의 감정 기복 역시 극심하다는 점은 신경을 자극할 만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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