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외식업계…‘공유 주방’으로 돌파구 찾는다

기사승인 2020-07-15 04: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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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외식업계…‘공유 주방’으로 돌파구 찾는다
사진='고스트키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집에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배달 음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공유 주방’ 서비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공유 주방을 주목하고 있다.

공유 주방은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주방 공간’을 대여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창업 절차는 상권분석, 매장 임대, 인테리어 시공, 조리 도구 구매 등 초기 자본이 많이 발생했지만 공유 주방은 조리에 필요한 공간부터 도구까지 모두 갖춰져 있어 인테리어와 인건비에 대한 비용을 줄이고 음식 품질과 배달 비즈니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언택트 트렌드에 맞춘 배달 외식업을 준비하는 창업자나 기업들이 공유 주방을 주목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공유주방 서비스 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우버 설립자인 트레비스 캘러닉도 공유 주방 사업에 진출, 주방 공유 기업 ‘클라우드키친’을 설립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국내 공유주방업체인 ‘심플키친’을 인수, 서울시내 역삼·송파 등에서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외식업계…‘공유 주방’으로 돌파구 찾는다
사진='딜스테이크' 홈페이지 화면 캡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유 주방은 새로운 외식 비즈니스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기업이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이엔에프’(ENF)는 배달 음식 시장 성장에 맞춰 공유주방을 활용한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매장) 형태의 배달 전문 스테이크 브랜드 ’딜스테이크’를 론칭했다. 딜스테이크는 공유 주방을 활용해 시설과 인력에 대한 부담없이 프리미엄 스테이크 외식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많은 창업자의 눈에 들었다. 이러한 인기에 따라 ‘딜스테이크’는 2019년에도 26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국내 공유 주방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의민족 출신 인력들이 운영하는 ‘고스트키친’과 CJ그룹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상생 오픈 이노베이션 ‘오벤터스’ 2기에 선정된 ‘나누다키친’을 비롯해 ‘개러지키친’ ‘키친42’ ‘먼슬리키친’ 등 다양한 공유주방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배달 외식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앞서 정부는 공유 주방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물꼬를 텄다. 정부는 지난 5월21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하나의 주방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방'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일구 밀집도가 높고 배달음식이 활성화 되어 있어 공유 주방 운영을 위한 최적의 국가로 꼽힌다. 정부 차원에서도 법개정을 통해 제도화에 앞장 서 공유 주방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일부 공유주방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 관련 규제를 면해주는 실증 특례를 2년간 부여해 한시적으로 허용해 왔었다. 한국은 식품위생법상 여러 사업자가 같은 공간에서 식품 접객 영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유주방 규제 샌드박스 혜택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15곳과 공유주방업체 위쿡·먼슬리키친 등이 주방 공유 영업을 해왔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안전성 등에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자 지난 5월 정식 제도화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연말까지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공유주방 관련 업종을 신설하고 별도의 위생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 서비스 활성화로 당분간 공유 주방 서비스도 호재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삼정KPMG가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재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3.8%에 불과했으나, 올해 4월 10.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삼정KPMG는 이러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위기에서 공유 주방 서비스를 돌파구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유 주방이 외식업의 새로운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많은 업체들이 공유 주방 서비스에 발 빠르게 진입하고 있어 곧 배달을 중심으로 한 공유 주방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mk503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