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신 선두, 연 2억개 생산’ 빌 게이츠 서한 속 과장?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백신공장, 최대 생산역량 1억5000만개

기사승인 2020-07-28 11: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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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신 선두, 연 2억개 생산’ 빌 게이츠 서한 속 과장?
빌 게이츠/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빌 게이츠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현실과 어긋나는 내용이 담겼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 협력 의지를 밝히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공개된 서한 내용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문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과 대통령 내외의 노력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코로나19 등 대응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회장은 한국의 기업명과 백신 개발 시점을 특정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방역과 백신 개발 선두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이 연구개발을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서한의 내용처럼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빌앤멀린다게이츠의 지원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물질은 아직 인체 임상시험을 개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개시한 백신 후보물질 2개도 모두 임상 초기 단계인 1·2a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이 구성한 컨소시엄의 ‘GX-19’와 국제백신연구소IVI·이노비오의 ‘INO-4800’ 등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이츠 회장의 기대도 사실과 다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이 생산되는 안동 공장의 최대 생산역량은 1억5000만개다. 이 조차도 코로나19 백신 한 가지 품목을 생산하는 데 모두 투입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회사가 기존에 공급해온 독감 백신·대상포진 백신·수두 백신 등의 생산을 중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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