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것까지 끌어다 쓰래요” 코로나19에 횡행하는 ‘연차 갑질’

기사승인 2020-07-29 17: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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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연차 휴가를 강제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직장갑질 119는 29일 코로나19로 인해 연차를 강제로 소진하게 된 노동자들의 사연을 공개했다.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로 일이 줄어든 부서에서 연차 10개를 소진하라고 했다. 연차가 없으면 무급으로 쉬라고 했다”며 “당겨 쓸 연차가 없는 1년 미만 근무자는 무급휴가로 처리한다. 업무로 인해 일을 쉬지 못해 출근을 해도 연차에서 차감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차를 이렇게 다 쓰고 나면 여름휴가에는 쓸 연차가 없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5개월 동안 무슨 일이 생겨도 하루도 쉬지 못 한다”고 이야기했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계약직 사원 B씨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병원에서는 직원들에게 연차사용을 강요, 출근을 금지시켰다”며 “병원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환자 수를 핑계 삼아 소수의 직원만 출근시키며 나머지 직원에게는 연차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 연차가 없는 직원에게는 내년 연차를 미리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는 근무일에 대하여 근로자가 원할 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연차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의 연차 강제 소진에 대하여 적법한 연차사용으로써의 효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노동자가 청구한 연차휴가 시기를 변경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코로나19 관련 대응 지침에도 노동자의 신청 없이 연차 사용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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