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층 모을 의심 멜로드라마 ‘악의 꽃’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0-07-30 14:10:40
- + 인쇄
마니아층 모을 의심 멜로드라마 ‘악의 꽃’ [볼까말까]
사진=tvN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악의 꽃’ 봉오리가 터졌다. 지난 29일 첫 방송된 tvN ‘악의 꽃’은 두 가지 사건을 일사불란하게 전개하며 미스터리 멜로의 시작을 알렸다. 지원(문채원)은 사건을 해결하고, 희성(이준기)은 사건을 덮는다. 사랑과 평화가 넘치던 부부에게 찾아온 작은 균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악의 꽃’은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는 설정에서 시작해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첫 회에선 지원과 함께하는 순간의 행복한 미소와 달리 홀로 있을 때 표정이 돌변하는 희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원을 좋아하지 않는 희성의 부모님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눈치이고, 희성 역시 18년 전 벌어진 연쇄살인사건과 연관돼있는 눈치다. 강력계 형사 지원은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사건의 진실을 풀어낸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핵심 설정과 사건들을 여기저기 숨겨놓고 하나씩 풀어내는 드라마다. 전체 윤곽을 보기 위해선 끝까지 시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답답함을 해소해나가는 재미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제작진의 속도가 느리면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그 공백을 지원이 해결하는 1회 분량의 에피소드가 메운다. 첫 회에선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풀어냈지만, 지원이 진실에 접근해갈수록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빌런을 주인공에 심어놓은 과감한 시도가 눈에 띈다. 지원이 시청자 곁에서 드라마 속으로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면, 희성은 드라마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이다. 멜로와 미스터리를 혼합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YOU)이 떠오른다. 잘못하면 가해자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그리거나 용서하는 서사가 될 위험도 있다. 모든 것이 오해였다면 김이 빠진다. 그 중간 타협점을 어떻게 잡고, 어떤 시선으로 풀어나가는지가 작품의 평가를 가르지 않을까. 정반대의 이미지를 담은 드라마 제목 역시 작품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 볼까

뻔한 형사물에 지쳤거나, 신선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한다. 평소 예측불가한 전개와 떡밥 회수에 열광한다면 더없이 만족스러운 드라마가 될 수 있다.

 

■ 말까

지지부진한 전개에 답답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겐 지루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이나 ‘인간수업’처럼 범죄당사자를 주인공으로 그린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불편할 수 있다.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