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 계기로 ‘문자 폭탄은 양념’ ‘세월호 고맙다’ ‘조국에 마음의 빚’ 발언 3가지를 꼽았다.
진 전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게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이 아니라 주변이 문제라고 하더니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냐”고 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진 전 교수가 꼽은 첫 번째 계기는 '양념' 발언이다. 진 전 교수는 "대선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 이 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만 해도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계기는 '세월호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이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고맙다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 말의 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전했다.
셋째이자 결정적인 계기로는 '조국에 마음의 빚' 발언이었다. 진 전 교수는 "올해 초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며 "그냥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다는 결론을 그 때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겪었다는 고초는 법을 어긴 자들은 당연히 따르는 대가”라며 “문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공화국 수장의 그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나, 그렇다면 대통령은 허수아비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이 모두가 물론 측근들의 장난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대통령의 뜻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더니, 자신들이 누리는 반칙과 특권은 아예 제도화하려고 한다"며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라서 그를 목숨 걸고 비호한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ku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