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중부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코로나19 맞춤형 비대면 일자리 제공

남상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중부지역본부장 “센터가 어르신들의 커뮤니티가 됐으면 한다”

기사승인 2020-08-25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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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더니] 중부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코로나19 맞춤형 비대면 일자리 제공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경.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중부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도 노인들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비대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중부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는 국내에서 최초로 노인들의 교육·훈련뿐만 아니라 직업체험 서비스, 전문상담 창구 운영, 취업 연계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지난 7월29일 개소했다. 노인이 노인일자리 참여 및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해 맞춤형 인력으로 양성하고 궁극적으로 노인일자리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9일 센터는 노인들의 대전교통방송 방송모니터링 교육, 바리스타 직업체험 교육 등으로 분주했다.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체온을 측정하고 손 세정제 등으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교육을 진행했는데, 어르신들의 교육열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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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 대전교통방송 모니터링 교육을 진행중인 모습


센터는 TBN 대전교통방송과 업무협약을 맺고 방송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방송 내 정보 프로그램 등을 3명씩 짝지어 모니터링하는데 선정성, 왜곡된 보도, 공정성 등의 기준으로 삼고 보고서를 작성해 자체 심의위원회에 넘기는 역할을 한다. 올해 교육과정에 없던 교육프로그램이지만, 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춤형으로 비대면 일자리를 창출했다. 해당 교육은 긴 테이블에 한 명에서 두 명만 앉을 수 있게 해 거리 두기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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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길거리 전단지, 온라인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 속 허위·과장 광고 등을 모니터링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회의실에서는 4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허위·과장 광고 등을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소비자 지킴이 활동 교육을 통해 복지관, 노인정 등에서 상조, 건강식품, 금융상품 등 피해를 입은 어르신들을 구제하거나 피해를 예방하는 일을 맡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상담접수창구가 막혀 온·오프라인의 허위·과장 광고를 모니터링하는 비대면 형태의 업무로 변경됐다.

이들은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지부터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보이는 모든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활용해 국가법령정보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보를 얻어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해당 내용을 한국소비자원에 보고하면 소비자원에서 행정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해당 팀의 팀장격을 맡은 장생규(70)씨는 “퇴직했지만, 현직에 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시니어 일자리 중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일 듯하지만, 보람이 크다. 좀 더 활성화되면 허위·과장 광고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이라 생각해 뿌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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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이날 다른 곳에선 시니어 바리스타 교육도 진행됐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어르신들은 우유 스티밍 방법을 배웠다. 우유를 이용해 카푸치노를 만드는 실습 과정을 반복했다. 다소 손이 느리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 실망한 모습도 보였지만 자신이 실습한 컵 등은 직접 설거지를 해오고 다시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다른 실습생들이 하는 것을 보며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지 고민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해당 교육을 진행하는 양은주(37) 강사는 본인이 직접 지원해서 온 것이라고 밝혔다. 양 강사는 “어르신들을 교육하는 게 일반인들을 교육하는 것보다 더 만족도가 높다”면서 “강사를 ‘내 새끼’, ‘내 며느리’라고 생각해 오히려 존중받는 기분도 든다. 또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복습도 해온다. 어르신들의 자격증 합격률은 100%다. 고집이 다소 센 것 빼고는 젊은 사람을 교육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이라고 맛없는 커피를 내릴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려 달라”며 “시니어 바리스타들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카페에서 어르신들이 근무하고 있다면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라고 한 마디 해주면 어르신들은 더 힘이 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센터는 이외에도 고령자 친화 기업, 시니어 인턴십 업체 등의 기업 정보도 공유하는 창구기능도 맡고 있다. 어르신들이 지나가다 방문했을 때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PC 검색대 등도 마련해뒀고, 최근 패스트푸드점, 박물관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키오스크의 활용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비도 구비해 놨다.

센터의 운영을 맡은 남상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중부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비대면 일자리를 구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센터 자체가 어르신들의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올해 내로 서울과 전북지역에도 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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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내에 노인일자리 상담센터를 통해 노인들에게 교육 훈련 안내, 취업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중부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는 올해 교육과정으로 시니어 캐셔 교육, 모바일 앱 활용 교육 등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우려로 개설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전국 단위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바리스타 교육은 취소됐고, 방송 모니터링 교육은 10명 내외로 진행할 계획이다.

nswrea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