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자율주행 로봇'에 꽂히다

로봇 개발업체·산업체 손잡고 산업용·서비스용 로봇 개발
SK텔레콤, 로보티즈와 5G MEC로 비용 절감한 로봇 개발
KT, 현대로보틱스 및 자체개발로 산업·서비스·홈로봇 관심
LG유플러스, 정유업계 맞춤로봇·방역로봇 상용화 초점

기사승인 2020-09-21 0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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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자율주행 로봇'에 꽂히다
▲ 사진은 LG유플러스의 5G 자율주행로봇이 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 공장의 시설을 순찰하고 있는 모습.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통신3사가 '자율주행 로봇'에 꽂혔다.

통신3사는 최근 5G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홈 등의 개화를 위해 로봇 개발업체, 산업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주행 로봇 등에 대한 개발과 테스트에 나섰다. 5G 시대에 다가올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할 기업형 로봇뿐 아니라 서비스형 로봇, 가정에서의 홈 로봇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국내 로봇 대표기업 로보티즈와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반 자율주행 로봇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로보티즈는 국내 로봇업계 대표 기업으로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로봇부문 최초 규제 샌드박스 ‘실외 자율 주행로봇’의 실증 특례를 승인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K텔레콤과 로보틱스는 앞으로 로봇에 5G를 적용해 대용량의 영상 및 센서정보를 효과적으로 전송해 로봇의 자율주행성능을 개선하고, 이동 경로를 지정하고 관리하는 로봇 관제시스템도 구축해 로봇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로보티즈의 로봇 관제 시스템을 5G MEC에 탑재하면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을 경량화할 수 있어 로봇 가격 및 소비전력이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로봇에서 가장 비싼 센서와 제어부 기능의 일부를 원격으로 처리함으로써 비싼 하드웨어를 생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은 배달로봇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활용을 위해 5G MEC 및 스마트로봇 사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건국대에서 시범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노면이 정돈된 아파트 단지 내부, 공장, 대학 캠퍼스 같은 곳에서는 로봇이 활약하기 쉽다"며 "다른 분야 대비 빠른 속도로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3사, '자율주행 로봇'에 꽂히다
▲ 사진은 우아한형제들의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가 물품을 배송하는 모습. /제공=SK텔레콤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자회사로 산업형 로봇 1위 생산업체인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지능형 서비스 로봇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 지분 10%를 확보했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개발한 디자인과 성능을 향상한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N bot)’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 로봇은 호텔에서 실제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심야시간대에 투숙객이 요청하는 수건, 생수 등 물품을 날라다 주는 서비스를 해준다. 

KT는 앞으로 현대계열의 서울아산병원과도 언택트 진료, 비대면 실시간 케어(스마트 환자관리), 병원 내 물품과 자산 관리를 로봇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물류관리 솔루션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와의 협업도 이어가면서 KT는 자체 로봇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매드포갈릭'으로 유명한 외식업체 엠에프지코리아와 함께 AI 서빙로봇 상용화를 위한 시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AI 서빙로봇에는 KT 융합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3D 공간맵핑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이 로봇은 정밀한 주행 기술로 테이블 간 좁은 통로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장애물을 발견하면 유연하게 회피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최대 4곳의 테이블에 주문한 음식을 순차적으로, 쏟지 않고 서빙하도록 설계했다. 

최근 KT는 글로벌 로봇 전문기업인 누와 로보틱스, 카카오의 통신·사물인터넷(IoT) 전문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 글로벌 비영리단체 아쇼카가 참여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AI반려로봇도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KT는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 자율주행 기술 연구, 스마트팩토리 분야를 키워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앞으로 서빙로봇뿐 아니라 청소와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럴 로봇, 프랜차이즈 협동로봇을 개발해 산업형 로봇에 이어 서비스 로봇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3사, '자율주행 로봇'에 꽂히다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타워점’에서 KT AI 서빙로봇이 이동하고 있다. /제공=KT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 로봇 전문업체 언맨드솔루션과 손잡고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 공장에서 5G망을 이용한 실외 자동주행로봇을 실증했다. 사람 없이도 주요 설비를 점검하는 자율주행로봇은 주행 시 차선인식, 장애물 감지, 열화상 카메라 기반 설비온도 모니터링 및 실시간 원격관제 등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5G 통신과 실시간 고정밀 측위(RTK, Real time Kinematic) 기술을 접목했다. 이 기술은 최대 30m 오차가 발생하는 GPS의 오차를 기준국 기반으로 위도, 경도, 고도를 보정해 더욱 정확한 위치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정유 공장에 특화된 순찰 기능도 선보였다.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5G 자율주행로봇은 지정된 고온 시설 위치에 도착하면, 운행을 멈추고 시설의 온도를 탐지했다. 원격 관제실에서는 5G 통신을 통해 자율주행로봇이 전송하는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과 유해가스감지 IoT센서를 탑재하는 등 정유사 특화 기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방역로봇도 선보인다. 자율주행 로봇 개발업체 퓨처로봇과 얼굴인식 솔루션업체 넷온과 손잡고 내놓는 '5G기반 AI 방역로봇'은 자율주행으로 건물 내부를 이동하며 마스크 착용 및 체온을 확인하는 로봇이다.  방역로봇에는 국내 로봇 최초로 다중얼굴인식 기술이 적용됐고, 초정밀 온도측정이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도 탑재됐다. 관제센터에서도 원격으로 모니터링과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산업계에서는 24시간 순찰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이 핵심 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연내 실증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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