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운영 ‘엉망’

강선우 “진단내용 오탈자까지 같아… 맞춤형 노후 준비 지원한다던 사업 소개 부끄러울 정도”

기사승인 2020-10-14 17: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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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운영 ‘엉망’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전 국민의 노후설계와 준비를 돕겠다던 ‘노후준비서비스’에 대한 운영이 엉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실 식구들과 직접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상담을 받고, 해당 진단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강 의원은 “연령·성별·혼인 여부가 각기 다른 참여자에게 같은 질문지를 제공했다. 또 그 결과 발급된 ‘노후 준비 종합진단 리포트’ 내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연령대별 맞춤 노후 준비에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노후소득과 자산’항목에 있어 ‘하’ 점수를 받은 20대 여성과 ‘중’ 점수를 받은 30대 남성에 대한 연금공단의 진단내용은 ‘오탈자’까지 똑같았다”며 “맞춤형 노후 준비를 지원한다던 연금공단의 사업 소개가 부끄러울 정도로 효과적이지 못했다. 연령대별로 질문지를 마련하고 보다 내실있는 상담이 이뤄져야 할 뿐만 아니라, 상담하는 인력에 대한 자격요건 역시 강화하는 등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노후준비서비스는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목표량 대비 100% 이상 초과 달성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강 의원이 실제 상담 세부현황을 살펴본 결과, 공식 진단지표 문항을 이용하지 않은 민원 건수도 임의로 실적에 포함시켰다. 보건복지부의 공식 진단지표 문항을 이용하여 상담한 전문상담 및 종합재무설계의 실적은 고작 2.1%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7월 ‘제9회 인구의 날’을 맞아 전국민 노후 준비에 대한 고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강 의원은 “연금공단은 노후준비서비스를 통해 수만 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노후준비 상담을 했다고 자랑했지만, 실제로 자신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 받았는지 모르는 국민이 태반일 것”이라고 지적하며, “보여주기식으로 실적 부풀리기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노후준비에 진정 보탬이 되기 위한 서비스 내실화에 신경 써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 국민을 대상으로 노후설계와 준비를 도와야 하는 ‘노후준비서비스’가 청·장년층에 대해선 참여율이 심각하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준비서비스 상담 현황’을 살펴보면 상담에 참여한 연령 중 60세 이상이 44.14%(21만5268건)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42%(20만5985건)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30대 미만 청년층의 비율은 4536건으로 전체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젊은 세대의 참여가 현저히 낮다는 것은 해당 사업의 취지와 완전히 어긋난 방향”이라며, “노후준비서비스라는 사업 취지에 맞게 하려면 청·장년층 홍보가 절실해 보인다. 계획을 같이 짜주는 면도 있지만, 연금개혁에 있어서도 반드시 설득이 필요하다.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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