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불법증식 5년째 방치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잇따라 폐사

반달가슴곰 불법증식 문제 5년째, 적발된 개체만 36마리
올해 태어난 새끼 곰 3마리 포함해 7마리 폐사

기사승인 2020-10-22 09: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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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불법증식 문제로 적발된 개체만 36마리인 것을 확인했다. 이 중 올해 태어난 새끼 곰 3마리 포함해 총 7마리 폐사했다. 

과거 정부는 55억의 예산을 들여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해 국내 웅담채취용 사육곰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장주 자율 의사에 따라 사육곰을 전시관람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고, 당시 91마리의 사육곰이 중성화 수술 없이 전시관람용으로 전환됐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인공증식하기 위해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 대상이다. 그러나 허술한 법과 관리감독으로 인해 곰 사육 농가에서 불법 증식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는 16년부터 매년 지속되어, 올해까지 적발된 개체만 36마리이고 18년 고의성 없이 1마리가 증식된 것으로 조사된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용인의 한 농가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014년 환경부는 웅담채취용에서 전시관람용으로 용도를 전환한 농가에서 시설이 미비하더라도 곰을 사육할 수 있도록 기한 없는 유예기간을 주었다. 이 곰들은 전시관람용(동물원), 웅담채취용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방치되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 증식된 반달가슴곰들이 태어난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사하고 있다. 16년 1마리, 17년 2마리, 18년 1마리에 이어 올해 3마리, 총 7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폐사한 3마리는 올 초 불법증식으로 적발된 새끼 곰이다. 그 중 1마리는 지난 7월 사육장을 탈출 다해 인근 농수로에 빠져 구조되었던 새끼 곰이다. 새끼 곰은 농장으로 돌아가 결국 폐사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법을 저지른 농가에서 불법증식으로 태어난 곰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4마리의 곰은 현재 울주군의 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이 정식 사육 시설 등록도 되지 않는 곳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한편, 담당 환경청은 곰이 있는 곳으로 확인되는 지역은 사유지이며, 정식 양도양수가 아닌 개인 간 임대라는 이유로 점검조차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강은미 의원이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법을 위반했을 때 처벌조항이 솜방망이인 것을 확인했다. 벌금형 200만~400만원의 그쳐 16년부터 5년간 지속적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강은미 의원은 "환경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호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동안 반달가슴곰 불법증식 문제를 방치해 온 환경부는 몰수보호시설이 제대로 된 멸종위기종 국가 보호시설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강 의원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불법증식에 대한 처벌 조항을 강화하는 야생생물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개정안을 발의해 더이상 불법으로 태어나 사육되는 멸종위기종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un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