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BMS·길리어드·로슈, 인수합병 나선 글로벌 제약사들

항암제·염증치료제 분야 바이오벤처 품고 파이프라인 확장 

기사승인 2020-10-30 0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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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BMS·길리어드·로슈, 인수합병 나선 글로벌 제약사들
사진=픽사베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벤처 인수합병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파이프라인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장기적 기조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바이엘은 애스크레피오스 바이오파마슈티컬스(이하 애스크레피오스)를 약 40억 달러(한화 4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바이엘은 선금 20억 달러(2조2000억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향후 마일스톤으로 20억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애스크레피오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엘은 독일의 종합화학기업이다. 사업 분야는 종자, 전문의약품, 농작물, 동물 의약 등이다. 애스크레피오스는 미국의 생명공학전문 기업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및 제조한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를 주입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결함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애스크레피오스는 현재 파킨슨병과 울혈성 심부전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인수를 통해 바이엘은 미래의 잠재적 수익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엘은 주요 제품인 혈액응고 억제제 '자렐토'와 안과 치료제 '아일리아' 등에 대한 특허 보호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매출 하락이 현실화하기 이전에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척·강화한 것이다. 바이엘은 지난해에도 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 벤처기업 블루락 쎄러퓨틱스를 6억 달러(6793억3000만원)에 인수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이하 BMS)가 마이오카디아를 인수해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분야 사업을 강화했다. BMS는 131억 달러(14조8000억) 규모에 마이오카디아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마이오카디아의 지난 2일 종가 139.6 달러(15만8000원)에 약 61%의 프리미엄을 더해 책정된 금액이다.

BMS는 면역항암제와 혈액암 치료제 등 암 치료 분야에 강한 미국 제약사다. 항암제 외에도 후천면역결핍증후군, 간염, 당뇨병 등의 치료제를 개발·생산한다. BMS는 올해 상반기 매출 약 200억 달러(22조6000억원) 중 160억 달러(18조1000억원)을 항암제로 벌어들였다. 미국 기업 마이오카디아는 중증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현재 폐쇄 비대 심장근육병 치료신약 ‘마바캄텐’을 개발 중이다. 

인수를 통해 BMS는 항암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심혈관 질환 분야 사업을 강화했다. BMS는 경구용 항응고제 ‘엘리퀴스’를 보유했지만, 엘리퀴스의 신약 재심사(PMS)가 지난 2017년 11월 만료되면서 제약사 50여곳이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BMS는 마바캄텐을 비롯해 마이오카디아가 보유했던 파이프라인을 흡수, 내년 중으로 FDA에 마바캄텐에 대한 신약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길리어드가 이뮤노메딕스를 인수해 항암제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길리어드는 약 210억 달러(24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지난달 이뮤노메딕스의 종가 41.93 달러에 주당 약 108%의 프리미엄을 붙여 산출된 가격이다. 두 회사의 인수계약은 오는 4분기에 완료된다.

길리어드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로 유명세를 탄 미국의 제약사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와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뮤노메딕스는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를 개발한 기업이다. 트로델비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승인을 받아 상용화된 제품으로, 연말까지 최종 승인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통해 길리어드는 항암제 분야 사업을 확장했다. 당초 길리어드는 항바이러스제를 비롯한 감염성 질환 치료제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는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카이트파마를 인수하며 항암제 분야 파이프라인을 모색했다. 길리어드는 이뮤노메딕스를 인수하면서 연구개발 역량과 함께 이미 시판된 항암제를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같은 시기 로슈도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달 로슈는 선금 약 3억8000만 유로(5000억원)에 임플라좀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연구 성과에 따라 지급될 마일스톤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암, 난소암 등 항암제 특화된 제약사다. 영국에 위치한 인플라좀은 염증 관련 약물을 개발하는 생명공학 기업이다. 지난 2016년 연구자들이 설립한 신생 기업으로 인플라마좀 저해제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인플라마좀은 천식, 염증성 장 질환, 만성신장질환, 심혈관질환, 관절염,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 유발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인수 계약으로 로슈는 염증성 질환 치료 분야에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당초 로슈는 지난 2018년에도 인플라마좀 저해제를 개발한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제큐어 테라퓨틱스를 인수, 염증성 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을 개척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로슈는 인플라좀의 임상·전임상 단계 경구 투여용 인플라마좀 저해제 약물 포트폴리오에 대한 모든 권한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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