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수억 원 들인 전광판으로 교통사고 유발..경찰도 적극 협조

입력 2020-11-24 16: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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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수억 원 들인 전광판으로 교통사고 유발..경찰도 적극 협조
▲ 예천군이 호명면 경북도청 신도시에 설치한 전광판이 교통신호기와 겹쳐 보이면서 보행자나 운전자 신호 판독에 혼란을 주고 있다. 권기웅 기자
[예천=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경북 예천군이 수억 원을 들여 옥외 광고물을 무단 설치해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있어 말썽이다.

특히 이를 검토 관리해야 할 예천경찰서도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져 교통안전에 대해 눈을 감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예천군은 지난달 2억3000여만 원을 들여 옥외광고판(전광판)을 호명면 경북도청 신도시 중심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전광판은 LED 방식으로 지역 온도와 습도, 미세먼지 농도, 각종 지역 광고물을 송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전광판이 사거리 교통신호기와 정면에서 겹쳐 보여 보행자나 운전자들이 신호 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초록, 빨강, 주황색인 신호기가 작동하면 바로 뒤편에서 전광판이 다양한 색깔로 광고를 송출해서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교통신호기로부터 보이는 직선거리 30m 이내의 지역에는 빛이 점멸하거나 신호등과 같은 색깔을 나타내는 광고물을 표시해서는 안 되며, 다만 지면으로부터 15m 이상 높이에 표시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예천군이 설치한 전광판은 약 7~8m 높이에 불과해 해당 법률 기준에도 맞지 않다.

예천군 호명면 최 모(48) 씨는 “신호등과 전광판이 서로 엇갈리거나 겹치면서 신호 판독이 잘되지 않는다”며 “교통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경찰이 어떻게 협조를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전광판을 설치할 당시 경찰과 충분히 협의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신호기 색깔인 초록, 빨강, 주황색을 나타내는 광고는 될 수 있으면 싣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zebo1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