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영원히 기억될 두산의 ‘더 라스트 댄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1997~1998시즌은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당대 슈퍼스타들이 뛰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당시 이들을 이끌던 필 잭슨 감독은 이 시즌을 두고 ‘더 라스트 댄스(마지막 춤)’이라고 했다. 시카고는 그해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주축 멤버들이 흩어졌다.올해 두산 베어스는 마치 시카고와 유사했다. 비록 결과는 달랐지만, 이들이 써내려간 역사는 KBO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두산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대 4로 패배했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열세인 두산은 NC에게 우승컵을 내줬다.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올해도 유력한 우승후보라 평가받았다. 두산도 올 시즌 일찌감치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로 풀리기 때문. 하지만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NC, LG, kt 등 정규리그에서 상위권 팀들과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LG와 정규리그에서 승률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면서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포스트시즌에도 두산의 저력은 여전했다.정규시즌에 부상으로 두 달을 이탈했던 크리스 플렉센이 에이스 역할을 했다. 플렉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5경기에 등판해 28⅓이닝 동안 19안타 6실점(평균자책점 1.91), 32탈삼진을 올렸다. 2승 1패 1세이브라는 표면적인 성적 이상으로 역투했다.신예 김민규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경기 11.2이닝 8피안타 1실점(평균자책점 0.78)으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마운드의 힘으로 준플레이오프(PO)와 PO에서 LG와 kt를 연파하며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하지만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NC에게 밀리면서 결국 7번째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최강팀 NC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이제 두산은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오재일, 김재호,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유희관, 이용찬, 이현승 등 총 9명이 FA로 풀린다.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들. 현재 모기업의 재정 악화가 표면화된 터라 FA 자격을 얻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막는 건 어려워 보인다.두산은 이전까지 많은 내부 FA를 타팀에 보내준 이력이 있다. 그럼에도 이를 넘어 수 차례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올해가 끝나고 두산이 다시 어떻게 바뀔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