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병인지도 모른 채 방치하다 입원까지

재입원·사망 위험 높은 심부전 초기·최적 치료가 정답

기사승인 2021-01-15 05: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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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병인지도 모른 채 방치하다 입원까지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심각하다. 이에 심부전, 당뇨병 등 고위험 환자 관리의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환자들의 감염에 대한 불안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입원 부담이 큰 대표 질환인 심부전 환자들은 주요 증상을 노화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입원 관리가 안 되면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미국심장학회 등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은 심혈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심부전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버지니아대학병원 연구팀이 코로나19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4분의 1인 24%가 급성 심부전을 앓고 있었다.  

심부전 환자는 이미 심장 기능 손상 및 구조적 변경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시 급성 심부전 악화를 경험할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 될 경우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약 1.4배 높았다. 

심부전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지만 질병 인지도가 낮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며, 심장 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다리 부종, 만성 피로 등이 있다.

특징적인 증상이 있지만 이를 방치하는 것은 질병을 잘 몰라 노화로 인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40~69세 성인 남녀 400명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질환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1.5%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질환 인지도를 보였으며, 증상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약 18.8%만이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돼 병원 방문이 부담되는 환경에서는 외래 방문과 재입원율이 높은 심부전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 심부전 입원 환자의 대부분은 응급실을 통할 정도로 매우 위급한 상태로, 퇴원 후에도 반복적 입원, 장기적 외래 치료 과정의 악순환을 반복한다.

입원으로 인한 비용 부담 역시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2015년부터 연평균 19%씩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심부전 전체 진료비 부담의 90%가 입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심부전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약 9일, 평균 입원 비용*은 약 360만원이 소요돼 입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환자들의 노후 준비를 망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병실 부족, 감염 우려 등으로 입원 자체가 어려운 환경 속에 심부전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까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심부전 입원을 줄이거나 재입원을 막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치료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입원 후 재입원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 지원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심부전 진료 지침에서는 급성 심부전 입원 후 안정화된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 신약 치료를 권장하고 있지만, 현재 국가 보험 등 지원 정책은 환자에 따라 입원 4주 후부터 신약 사용이 가능한 등 입원 환자가 적기에 최적 치료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상태가 악화돼 입원이 필요한 상태에서 재입원율과 사망 위험 감소가 입증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입원-퇴원-재입원을 반복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어렵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최동주 교수(現 대한심부전학회 회장)는 “심부전은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로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하고 퇴원 후에도 급성과 만성 심부전을 오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급성 심부전 입원 직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국에 환자들의 입원 부담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초기에 효과적인 관리를 거듭 강조할 수밖에 없다”라며 “실제로 심부전은 입원 후 치료에 따라 이후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때 최적의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에 맞춰 국내외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입원 시 초기 유용성이 검증된 약제사용 및 시술, 퇴원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최적화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심부전 입원 부담과 질병 악화를 줄일 수 있는데, 환자가 치료비 부담 때문에 반복해서 재입원의 부담에 시달리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