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백신 확보 위해 UAE 갈 예정이었다"

18일 법정구속으로 출장 무산

기사승인 2021-01-20 08: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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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3년 만에 다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신 도입을 위해 정부 특사 자격으로 이달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되면 즉시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찾아 국가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2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면담 안건에는 코로나19 협력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자, 시노팜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한 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UAE는 1분기(1~3월) 내 인구 절반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접촉할 고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UAE 채널을 통해 백신 수급을 앞당기려는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의 협상을 지원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중동에서 확보한 백신 물량을 한국과 공유하는 대신 진단키드 및 백신 주사기를 수출하는 협력안도 모색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 이후 구속되면서 출장 계획은 무산됐다. 

현재까지 정부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56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해 접종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각 다국적 제약사를 맡아 정부와의 협상을 전면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역시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계해 화이자 등과 접촉해 왔다. 

정부의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중소 의료기기업체인 풍림파마텍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화이자에 납품하는 조건으로 3분기(7∼9월) 중 들어올 예정이었던 백신 물량 일부를 2월로 앞당겨 도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한 달 만에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을 적용한 신청 주사기 생산량을 2.5배로 늘렸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