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공소장 보니…“깁스했는데 밀치고·목덜미 잡아 이동시켜”

정진용 / 기사승인 : 2021-01-20 14: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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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시민들의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에 대한 양부모의 학대가 신체·정서적 가해를 가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양모 장씨와 그의 남편 안모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6월 초순 정인양의 좌측 쇄골 부위를 가격해 골절되게 했다.

이때 당한 부상으로 정인양은 깁스를 하게 됐지만 장씨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장씨는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정인양 어깨를 강하게 밀쳤고, 그 충격으로 뒤로 넘어지며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머리를 강하게 바닥에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도 장씨는 정인이의 허벅지와 옆구리를 가격해 대퇴골 골절을 일으키고, 뒷머리를 때려 약 7㎝ 후두부 골절을 입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정인이는 장씨의 학대로 인해 좌·우측 늑골 여러 개와 우측 자골, 좌측 견갑골이 골절됐고 소장과 대장의 장간막도 찢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양을 향한 정서적인 학대도 지속됐다. 장씨는 정인양의 양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하고, 정인양이 중심을 잡지 못해 넘어지자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강요해 고통과 공포심을 일으킨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정인양이 타고 있던 유모차를 밀어 엘리베이터에 부딪히게 하거나, 짐을 나르듯이 목덜미나 손목을 잡아 들고 아이를 이동시키는 등의 행동도 있었다.

또한 공소장에는 장씨와 안씨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짧게는 30분, 길게는 4시간 가까이 자동차 안이나 집 안에 정인양을 홀로 방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청와대는 정인양 사건에 대한 5건의 국민청원에 답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 학대 피해 아동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든 아동학대 신고는 경찰서장이 초동 조치부터 종결 과정까지 지휘·감독하고, 사후 보호·지원 조치까지 확인하도록 하겠다"며 "시도 경찰청에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전담 수사팀을 구축해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씨 측은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후두부와 우측 자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난해 10월13일 피해자가 밥을 안 먹어서 그날따라 더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를 손으로 밀듯이 때린 사실이 있고, 감정이 복받쳐서 피해자의 양팔을 흔들다가 수술 후유증으로 피해자를 바닥에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피해자의 췌장이 끊어질 정도의 둔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하기 때문에 살인죄 혐의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