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앰비션'을 웃음짓게 한 '라이프'의 '깃창+점멸'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01-21 2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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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젠지 e스포츠 서포터 '라이프' 김정민.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삼성 갤럭시(現 젠지 e스포츠) 레전드 '앰비션' 강찬용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젠지는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T1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T1은 1세트 '구마유시’ 이민형의 활약에 힘입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젠지의 필승공식인 '룰라('룰러' 박재혁·'라이프' 김정민)' 듀오도 '아펠리오스'의 무지막지한 화력에 어쩔 줄을 몰랐다.

벼랑 끝 상황에서 젠지의 선택은 '자르반'이었다. 김정민은 일명 '콩자반(콩콩이 룬을 든 자르반)'으로 해설진의 샤우팅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4월 DRX의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現 T1)이 꺼내든 뒤로 275일만에 서포터로 등장한 셈이다. 

경기 시작 전까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콩자반'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물론 2019 LCK 서머 담원 게이밍(現담원 기아 게이밍)과의 경기에서 김정민이 '콩자반'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더 많았다.

사진='자르반'의 '깃창+점멸 콤보'. LCK 유튜브

하지만 김정민의 자르반은 시작부터 균열을 만들었다. 이민형의 '진'이 2레벨을 달성한 후 먼저 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김정민이 '데마시아의 깃발(E)'과 점화로 반격하며 오히려 '진'이 전사하게 됐다. 이 계기로 바텀의 구도가 완벽히 무너졌고, 박재혁의 '칼리스타'가 폭풍성장하기 시작했다.

바텀의 균열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이어졌다.

3세트 역시 김정민의 선택은 자르반이었다. 초반부터 젠지의 바텀은 이민형의 아펠리오스를 잡고 주도권을 얻었다. 이후 김정민의 자르반은 정글러처럼 협곡 전역을 누비며 라인에 개입했다. 7분 탑 라인 로밍을 통해 상대의 탑·정글을 잡아내기도 했다. 이후 대규모 교전에서 김정민은 이니시에이팅을 열고, 살아나가는 줄타기를 반복했다. T1 입장에서 자르반은 눈엣가시였다.

하이라이트는 33분에 나왔다. 미드라인에서 두 팀은 대치를 하고 있었고, 상황을 보던 김정민은 '깃창+점멸 콤보'로 '제이스'와 아펠리오스를 공중에 띄웠다. T1의 핵심 딜러를 잡아낸 젠지는 결국 에이스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다.

사진=젠지 e스포츠의 전 정글러 강찬용

2017년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T1에게 일격을 가한 강찬용의 자르반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자르반은 강찬용의 시그니처 챔피언이다. 선수시절에도 그는 '깃창점멸' 콤보로 해설진의 샤우팅을 숱하게 이끌어냈다. 공교롭게도 김정민이 사용한 스킨은 2017년 삼성갤럭시의 롤드컵 우승을 기념해 만들어진 '앰비션의 자르반'이었다. 

2세트와 3세트 모두 POG에 선정된 김정민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자르반이라는 챔피언으로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라면서 "신인 때부터 앰비션 선수의 자르반 영상을 보면서 나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부터 경기에 쓸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개인방송을 통해 인터뷰를 지켜보던 강찬용 역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017년 롤드컵 결승 당시 강찬용의 '자르반', 2021년 LCK 스프링 스플릿 김정민의 '자르반'. 파일럿은 달랐지만, 두 자르반은 T1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