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朴 이어 김종철까지 진보진영 잇단 성추문…보수 야권 "이중성" 공세

정의당 김종철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 요청"

기사승인 2021-01-26 0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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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朴 이어 김종철까지 진보진영 잇단 성추문…보수 야권
김종철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해 취임 109일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고(故) 박원순 전 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 이어 시민사회에서 진보를 대표하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까지 성추문에 휩싸여 진보 진영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정의당은 지난 25일 김 대표가 15일 저녁 식사 후 장 의원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며 그의 직위를 해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 대표로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진보 진영에는 초대형 성 비위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지난 2018년 비서 성폭행 폭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 지사는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했다. 현재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 기각으로 구속은 면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정의당은 그간 젠더 이슈만큼은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단호하게 대처해 왔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혐의 등을 두고도 맹공을 퍼붓기고 했다. 

하지만 당 대표의 성추문으로 민주당에 이어 정의당 역시 신뢰도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여권 소속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安·朴 이어 김종철까지 진보진영 잇단 성추문…보수 야권
지난 2017년 10월 10일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성지방의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은 진보 진영에서 또다시 거물급 인사들의 성추문이 불거지자 일제히 비판에 가세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김종철 대표의 사퇴 소식은 큰 충격이다. 전임 서울시장 성추행에 이어 이번엔 정의당 대표라니"라며 "인권과 진보를 외쳐온 이들의 이중성과 민낯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정의당마저 정의와 멀어지는 모습에 국민의 마음은 더욱 쓰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번엔 정의당이다. 그것도 현직 당 대표가 직접 자당 소속의 국회의원을 상대로 성추행한 사건"이라며 "권력형 성범죄는 일관되고 엄중한 무관용의 엄격한 법 집행이 반드시 뒤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박원순-오거돈-안희정-김종철-녹색당 사례 등으로부터 이어진, 좌파 지자체, 정당 등 정치권 내 위계질서에 의한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서울, 부산 보궐선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좌파 권력자들의 위계형 성범죄에 대해 철퇴를 내리는 심판이어야 함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되풀이되는 것은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럽고 개탄스럽다"며 "이 시점에 남 탓해봐야 누워서 침 뱉기다. 자기 자신에게 보다 더 엄격해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