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종교의 자유? 생계유지 자유는요” 대면예배 금지 청원

기사승인 2021-01-29 15:40:13
- + 인쇄
[동의하십니까] “종교의 자유? 생계유지 자유는요” 대면예배 금지 청원
지난 27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한 시민이 던진 계란이 깨져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지난달 1000명대를 기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로 떨어졌습니다. 기쁜 소식도 잠시,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과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확진자 감소 기로에서 찬물을 끼얹은 형국입니다. 대면예배를 다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연일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감내와 희생으로 현재의 확진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영업 정지로 생계에 타격을 입고, 해고 당하고, 취업을 하지 못하고, 약속과 회식을 미루고,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하고 시험을 보며 묵묵히 그렇지만 처절하게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대다수 국민이 처절하게 고통을 감내해 확진자 감소라는 열매를 맺을 즈음, 우리는 항상 ‘OO교회발 대규모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라는 기사를 마주친다”면서 “거의 1년 내내 같은 패턴이다. 너무나도 허무하고 분노스럽다. 우리는 다수의 안전을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데 왜 저들은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건가. 종교의 자유는 그 무엇보다 우선해 존중 받아야 하고 영업과 생계 유지의 자유는 박탈 당해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청원인은 “사람을 살리고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종교지 사람에게 위협이 되어선 안되지 않나”라며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법적 혹은 행정적으로 모든 종교 관련 모임을 금지시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종교의 자유? 생계유지 자유는요” 대면예배 금지 청원
 광주 서구 안디옥교회의 주차장에 28일 오전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제공

광주에서는 안디옥 교회, IM선교회 관련 미인가 교육시설인 TCS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n차’ 감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29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신도가 1500명 규모의 안디옥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54명입니다. TCS 국제학교 관련 누적 확진자는 11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안디옥교회는 지난 18일 정부가 종교시설 대면 예배를 일부 허용한 이후인 지난 24일, 대면예배를 진행했습니다. 당국은 비수도권 종교시설은 전체 좌석의 20%까지 참석을 허용했는데요, 당시 예배에 참석한 신도는 500여명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교회는 지난해에는 당국의 집합금지 조치를 무시하고 대면예배를 진행해 고발당한 적도 있죠.

게다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교회를 탄압하기 위한 음모’라며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 거부 움직임을 보이는 등 검사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안디옥 교회 담임목사 A씨는 지난해 8월 말 방역 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 걸리면 천국가는 것” “지금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건 교회 말살정책이다.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TCS국제학교는 지난 18일부터 전국에서 학생, 교직원 122명(타지역 66명)이 모여 합숙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안디옥교회 목회자·교인 일부가 광주TCS 국제학교 합숙 교육에 직·간접 참여한 정황이 있습니다. 광주시는 현재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을 뿐 아니라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가 금지된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데요. 비인가 교육시설은 학교, 학원, 교회도 아닌 시설로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벗어난 사각지대로 방치돼있었던 셈입니다.

[동의하십니까] “종교의 자유? 생계유지 자유는요” 대면예배 금지 청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박효상 기자 

IM 선교회발 집단감염 여파로 자영업자와 시민들이 학수고대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요원해졌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코로나 감염이 안정세로 가다가 다시 상황이 불확실해졌다”면서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최근 집단감염으로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의 분노도 거셌습니다. 전날 TCS국제학교에서 합숙교육을 받다 확진판정을 받은 이들이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계란 투척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한 주민은 분에 못 이겨 라바콘(안전고깔)을 확성기 삼아 “중소 상인들은 죽을 지경에 처해 있다. 노고가 많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과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생각하면 이런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고 성토하기도 했죠.

광복절 집회와 대면 예배로 지난해 2차 유행 중심이 된 사랑제일교회,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에 이어 IM선교회까지. 잇따른 집단감염에 개신교계도 곤혹스런 표정입니다. 지난 26일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에서 사과한데 이어 이날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교회가 오늘날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주된 세력으로 인식되는 참담한 현실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대면예배 제한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도 있습니다. 부산지법은 지닌 15일 코로나19 방역 관련 폐쇄명령을 내린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교회 2곳이 신청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대면예배를 금지한 것은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는 무관하고, 예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의 장소와 방식 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를 두고 종교 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