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다시 소환한 ‘2021년 다짐’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02-13 14: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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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 (우리마을대학 제2대학 학장)

박한표 학장
지난해 12월 31일에 2021년은 이렇게 살기로 다짐했는데, 또 잊고 살았다. 다시 소환하여 다시 건너간다. 구정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섬겼던 설 명절로 다시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우선이다 보니, 여느 설 명절과는 다르다. 전염병이 여기저기서 창궐하니, 거리 두기를 통해 안전한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지금은 최선의 길이다. 빨리 오늘 사진처럼 밝은 저 곳으로 건너갔으면 한다. 

2021년은 이렇게 살기로 다짐한다.

1. '99의 노예'라는 말을 기억하자. 그것은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한 1을 채워 100을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일에 매달리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1의 욕심 때문에 가지고 있는 99의 기쁨과 행복을 잊고 산다.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하며, 좀 단순하게 살자.

2. 좀 더 침묵하자. 눈을 가리면 귀가 열리는데, 침묵하면 눈이 열리는 데 말이다. 침묵하면, 밖의 작은 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침묵하고, 상대방을 보니 안보이는 표정도 보인다. 말 많은 남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더 말을 아끼자. Too much talk를 조심한다. 즉 말을 좀 아낀다.

3. 너무 생존에 힘들어하면서, 시간을 쏟지 말자. 그러면 우리는 자기 취향을 모르고 살기에 급급하다. 그래 봐야, 사는 형편이 나아지는 게 아니다. 삶이 힘들어 일상에 지치더라도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취향이 생긴다. '나는 무슨 색깔의 옷을 좋아하는가?" 그 색깔의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표현하여야 한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야 한다. 그런 질문을 하며 생각을 해야 여유가 생기고, 자신의 일상을 지배할 수 있다. 좀 여유를 갖고, 감각이 살아있도록 하고, 생의 에너지를 키운다.


4. 세상의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하고, 투덜거리지 않는다. 그러려면, 피해의식을 버려야 한다. 그 피해의식은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다름이 피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다름이 다양성으로 존재하여 그 조직을 더 생기 있게 한다고 믿어야 한다. 다양성은 서로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만들어 더 경쟁력 있게 만든다.

5.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하소연하거나 투덜거리지 말자. 하소연이란 나의 억울한 일이나 잘못된 일, 딱한 사정 따위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이들한테 하소연하는 것은 만나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다. 투덜대는 말도 하지 말자. 차리리 침묵하자. 일보다 투덜대거나 하소연을 들어주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면 그만큼 일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된다. 사람 사는 일에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일이다. 쓸데 없는 곳에 자기 에너지를 쓰는 것이 괜찮지만, 내 하소연이나 투덜거림으로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는 것은 잘못이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상만사는 다 양면성이 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그러니 그걸로 인해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 또 무언가를 얻었을 때는 '이걸로 인해 잃을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질문해 보는 것도 좋다. 그럼 시선이 높아지고, 거기서 시선이 높아지고, 시야를 다양하게 바꾸어 볼 수 있다. 잊지 말자. 세상의 다양성과 양면성을. 

2021년에는 세상을 밝은 눈으로 보며, 마음 비우고, 웃으며 살기로 다짐하는 반성문이다. 딱딱하고 굳은 것은 죽음의 길이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이 삶의 길임을 깨닫고, 몸과 마음이 유연(柔然)하게 갖는다. 세상 일에 다 원인과 이유가 있음을 알아서 그저 남의 탓만 하지말고 먼저 나를 돌아보고 나로 말미암아 시작하는 2021 신축년을 살고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 자를 좋아한다. 특히 난 '5유'를 자주 생각한다. '여유(餘裕)', "자유(自由)', '사유(思惟)' 그리고 YOU(당신). 2020년을 마치면서 한 가지 '유'가 더 생겼다. 향유(享有).

이런 내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 노자 <도덕경> 제45장의 5가지 도(道)의 모습이다. 2021년에 '건너 가야' 할 5 가지의 '고졸(古拙)의 멋'의 세계, 즉 결(缺), 충(沖), 굴(屈), 졸(拙), 눌(訥)의 세계를 늘 기억할 생각이다.

1. 대성(大成)의 세계에서 결(缺)의 세계로 건너가기: 대성약결(大成若缺) - 'Big ME'에서 'Little ME'로.
2. 대영(大盈)의 세계에서 충(沖)의 세계로 건너가기: 대영약충(大盈若沖) - 가득함에서 비움으로.
3. 대직(大直)의 세계에서 굴(窟)의 세계로 건너가기: 대직약굴(大直若窟) - 직진, 바른 길에서 곡선, 구부러진 길로. 4. 대교(大巧)의 세계에서 졸(拙)의 세게로 건너가기: 대교약졸(大巧若拙) - 화려와 정교함에서 질박과 서투름으로. 5. 대변(大辯)의 세계에서 눌(訥)의 세계로 건너가기: 대변약눌(大辯若訥) - 웅변에서 눌변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독거려 본다. 우주의 시간 속에서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지만, 지구의 자전과 공전일 뿐이지만, 우리가 만든 새해는 또 우리의 마음을 ‘활발’하게 하는 날이다. 또 힘내 굴러가고 싶다. 많이 고민하지 않을 생각이다. 산다는 것은 늘 어떤 약속을 지키는 것의 연속이다. 그런 식으로 주어지는 새 아침을 맞이하며 살다가, 오늘 나에게 주어진 약속들인 그 일들을 하다가 죽는 거다. 그러니 특별한 삶, 특이한 죽음 같은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