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이재명계, 1호 법안은 ‘기본주택’… 친문 아킬레스건 정조준?

최기창 / 기사승인 : 2021-02-26 0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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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재명계 이규민 의원 ‘기본주택’ 법안 발의 예정
文정부 최대 약점 부동산 공략?
재난지원금 등 '기본 시리즈 정책'에 "허경영" 비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사진=경기도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최근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는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꾸준히 ‘기본 시리즈’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재명계 정치인들이 1호 법안 ‘기본주택’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6일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살 수 있는 집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기본 주택’ 개념이 담긴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친이재명계 초선의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개정안에는 무주택자가 3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득·자산·나이 등 거주조건을 따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법안을 이 도지사의 대권 행보 신호탄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이번 정책이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이라는 의미다. 그가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론자이기 때문이다. 이 도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선별이 아닌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민주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그는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온 국민의 고통이 된 주택문제를 해결하려면 투기와 공포수요를 없애야 한다. 경기도 기본주택은 이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기본주택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과 이어져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으로 돈을 못 벌게 하는 데 답이 있다고 했다. 정확한 답이다. 집이 주거수단으로만 작동한다면 시장의 수요공급에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도 내놨다. 이들은 문 정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부동산을 오히려 첫 번째 정책으로 내세운 것에 주목했다. 새해 들어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꾸준하게 선두를 유지 중인 이 도지사가 현 정부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특히 그는 과거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친문과 대립각을 세운 적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적당한 시점부터는 문 대통령을 두고 정면돌파론을 꺼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계 정치인들이 1호 법안으로 기본주택을 꺼냈다. 사진=연합뉴스

기본주택론 자체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도 이 도지사에겐 부담이다. 무주택자의 요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금융소득이나 금융자산이 많은 무주택자들에게도 주거를 제공해야 하느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를 다시 떠올리는 분위기다. 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신혼부부‧청년을 대상으로 1억17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직후 한 차례 소환된 바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이번 정책이 선호도 1위의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각종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도지사가 오히려 주변의 공격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오히려 초조함에 둔 악수인 듯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도지사가 승부수를 띄운 만큼 기본주택론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대가 바뀌었다. 저성장 양극화 심화와 전염병 등으로 덮쳐 경기둔화가 심각하다”며 “집값‧전셋값 등이 이례적으로 폭등해 실수요 및 투기수요에 더해 공포수요마저 가세하면서 생존의 기본 요소인 주거가 특권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공급 역량은 인류 역사상 최대치인데 근로소득은 오르지 않고 그나마도 주택대출에 묶여 소비와 수요는 극도로 위축됐다. 부동산 문제가 초래하는 악순환이다. 주택문제에 더는 형식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양질의 주거환경을 갖춘 제대로 된 기본주택을 공급하겠다. 변화한 시대에 걸맞은 공공의 역할과 공공서비스의 기준을 올바르게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