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LH의혹, 검경 유기적 협력 필요…발본색원하라”

기사승인 2021-03-08 1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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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LH의혹, 검경 유기적 협력 필요…발본색원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의혹에 대해 “검경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발본색원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가가 가진 모든 행정력,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합동조사단이 광범위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조사를 먼저하고 수사는 뒤에 할 필요가 없다. 조사와 수사는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발 빠르게 수사를 병행하고 합조단 조사 결과는 그때그때 국수본에 넘기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도 수사 노하우, 기법, 방향을 잡기 위한 경찰과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 검찰-경찰은 보다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며 “아직 투기 의혹의 일단이 드러난 상황이라 개인의 일탈인지 구조적 문제인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검경의 유기적 협력으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방침에도 힘을 실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에 반발하며 사퇴한 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文 “LH의혹, 검경 유기적 협력 필요…발본색원하라”
4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LH 본사 앞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문 대통령은 기소권, 수사권 분리에 이르는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입법의 영역이지만 입법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 실현 방안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또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하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을 향해선 “권한이 주어지면 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달라”며 “국수본을 중심으로 책임수사 체계를 확립하고, 자치경찰제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를 맡은 국수본을 독려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LH 직원들의 3기 새도시 땅투기 의혹을 수사할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지시했다. 

정 총리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LH 임직원 등 공직자의 신도시 투기 의혹은 기관 설립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면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LH 전·현직 임직원 14명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지역에 7000평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보상금을 높이기 위해 빼곡히 묘목을 심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분노를 샀다.

LH는 의혹이 제기된 직원 14명 중 전직 직원 2명을 제외한 12명을 직무에서 배제했고, 자체 전수 조사에도 착수했다.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