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온다는데…정부·오세훈 방역 '불협화음'

기사승인 2021-04-10 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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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온다는데…정부·오세훈 방역 '불협화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한 유흥가 모습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대우행 우려가 나오는 성황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협조에 불혐화음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독자적인 거리두기 단계 검토에 들어가면서 정부와 충돌하는 모습이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한동안 300∼400명대에 머물렀던 신규 확진자는 불과 1주일 사이 500~600명대를 거쳐 700명 선까지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루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4차 대유행’을 경고하고 있다.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일별 신규 확진자는 543명→473명→477명→668명→700명→671명→677명을 기록했다. 10일 0시 기준으로 누적 10만894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발생한 ‘3차 대유행’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11일 종료 예정이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내달 2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또한 수도권과 부산 등 2단계 지역의 유흥시설 영업금지를 뜻하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서울시는 정부의 이번 유흥시설 영업금지에는 동참하지만 서울시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매뉴얼' 만들기에 나섰다. 새로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규제”라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구상”이라고 평가절하한 결과다. 

오 시장은 “어떤 업종은 오후에 출근해서 밤까지 일하는 업종이 있는데 그런 업종은 영업을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고, 그런 희생을 무려 2년 동안이나 감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고 효율적인 방법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만의 거리두기 단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지시에 따라 10일 오전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제출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관련 의견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공문에는 유흥시설이나 식당 등의 업종 분류 기준을 변경하고 업종에 따라 영업 가능 시간을 다양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로, 홀덤펌과 주점은 오후 4시~오후 11시까지, 콜라텍과 일반식당 및 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로 다양화하는 방안이다. 

정부 측에서는 서울시의 이러한 행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에 서로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서로 맞지 않았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존중하면서 방역에 협조해야 확산세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