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속일 생각 없었다” 넥슨, 메이플 간담회서 의혹 해명

기사승인 2021-04-12 1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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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속일 생각 없었다” 넥슨, 메이플 간담회서 의혹 해명
넥슨 메이플 간담회.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갈무리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넥슨은 11일 오후 2시 시그니엘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메이플스토리 유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메이플스토리 운영진 대표로 강원기 총괄 디렉터, 백호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창섭 기획팀장, 이근우 운영팀장이 참석했다. 유저 대표로는 메이플스토리 유저 커뮤니티 대표 3인, 그리고 종합랭킹에 따라 선발된 유저 대표 7인까지 총 10명이 참가했다. 참여하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이날 간담회는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간담회에 앞서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메이플스토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간담회는 유저 대표가 준비한 질문에 운영진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8시간이 소요된 장거리 릴레이 끝에 오후 10시께에 간담회가 마무리됐다. 

이날 간담회의 화두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앞서 메이플스토리는 게임 내 추가 확률 변경, 특정 아이템 확률 미공개 등의 이슈로 유저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넥슨은 지난 2월, 게임 속 무기의 성능을 높여주는 ‘환생의 불꽃’에 대해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공지했다. 환생의 불꽃은 당초 ‘무작위로 확률을 부여한다’고 되어있었는데, 이에 유저들은 넥슨이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무작위’로 확률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 좋은 성능의 옵션은 낮은 확률로, 아쉬운 옵션은 낮은 확률로 부여하는 ‘확률 조작’을 자행해 온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강 디렉터는 이와 관련해 “해당 업데이트가 게임에 미칠 영향력이 아이템 가치에서 최대 50% 내외로 생각했다”며 “균등 확률로 수정했던 것보다, 이후에 적용한 환생의 불꽃 보상 과정에서 지급한 것들이 아이템의 가치 하락을 더 크게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보상을 결정하기 전에 아이템 가치를 세심하게 보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이 가중되고 개발진은 지금까지 받았던 것 중에 가장 많은 압박을 받았다. 의혹을 씻어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저들이 사용한 것 전부를 돌려 드리는 방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교환불가가 된 아이템들, 거래 불가 된 아이템들의 추가 가치하락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다시 한 번 죄송한단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앞으로의 패치 방향성은 환불의 공급량을 늘려서 ‘물량의 부족’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즉시 발생한 단기적인 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보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대표단과 이야기하며 보상을 찾아 나갈 계획”이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유저 속일 생각 없었다” 넥슨, 메이플 간담회서 의혹 해명
메이플강원기 디렉터. 메이플스토리 유튜브 갈무리

‘보보보 사태’에 대한 해명도 나왔다.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서는 잠재 옵션 15가지 중 하나가 일정 확률로 나온다. 이 중 ‘보스 몬스터 공격 대미지’와 ‘몬스터 방어율 무시’로만 잠재 능력 세 칸을 채운 일명 ‘보보보’와 ‘방방방’은 이용자 사이에서 ‘꿈의 능력치’로 불렸다. 하지만 넥슨이 지난 3월 공개한 확률 정보에 의하면 특정 장비에는 동일한 능력치가 최대 두 개까지만 부여된다. 즉 ‘보보보’가 뜰 확률은 0%로, 여태껏 꿈의 능력치를 얻고자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부은 유저들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강 디렉터는 보보보 사태에 대해 “이번 자리를 통해 가장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이다. 그동안은 확률 정보 자체가 미공개 영역이었기에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던 당시에는 다소 복잡하고 제한이 많은 큐브 로직 중 특정 요소만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부분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었는데 공지하지 않은 채로 긴 시간이 흘렀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저희의 소통 부재 문제도 커져갔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게임이기에 충분히 (보보보 확률이 0%라는 것에 대해) 정보가 공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이것이 MMORPG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유저들끼리 공유하고 있으니, 일부러 공유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다”라며 “유저들을 속일 목적도 없었다. 앞으로 바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계속 질책하고 바로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종 ‘방방방’ 옵션을 가진 아이템이 경매장을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몇몇 상황에서는 제한이 없었다. 고객을 속일 생각은 없었다. 큐브 아이템 제작, 생성하는 부분에서 명확한 안내가 필요했다. 앞으로는 큐브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템 확률, 그리고 '잠재능력'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든 유저가 열람하기 쉽게 하겠다”고 해명했다. 

강 디렉터는 나머지 아이템들도 차차 확률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옵션 로직, 유료 큐브 확률과 정보를 공개한 데 이어, 4월 중 어빌리티 확률도 공개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무료 인챈트 영역인 ‘수상한 큐브’, ‘장인의 큐브’ 등 잠재능력을 재설정하는 무료 큐브에 대한 확률과 정보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부터 확률 정상 동작을 검증하는 자료를 월 단위로 발표하겠다고 했고, 이번 4월 검증 자료는 이번 주 중 공개할 계획이다. 또 상시로 확률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중으로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저에게 불리한 방식의 ‘변동확률’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어떠한 형태의 확률 변동이 없다”며 “실시간으로 확률을 증가시킨다거나 감소시키는 기능은 결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디렉터는 간담회 말미에 “유저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즐긴다는 것 자체를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앞으로 5년이고 10년이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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