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듣프] 최초의 '서울더비' "내년엔 K리그에서 맞붙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1-04-14 0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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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듣프] 최초의 '서울더비'
사진=서울 이랜드 SNS 캡처
K리그에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부터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등 많은 라이벌 매치가 있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각 팀의 팬과 직접 소통해 프리뷰를 준비해봤다. (편집자주)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최초의 '서울 더비'가 열린다.

서울을 연고로 둔 프로축구팀 FC 서울과 서울 이랜드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맞붙지 못했다. 2004년 안양에서 연고지를 이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FC서울은 여러 차례 K리그와 FA컵 우승 등을 차지하는 등 K리그1(1부리그)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2014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안방으로 삼아 창단한 서울 이랜드는는 창단 첫 해인 2015년 K리그2(2부리그) 정규리그 4위에 오른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1부리그를 밟지 못했다. 

마침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두 팀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 팀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경기에 앞서 양 팀 팬들로부터 ‘서울 더비’를 바라보는 심정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FC 서울팬 : 안녕하세요. 27살 5년차 FC서울 팬입니다.

서울 이랜드팬 : 안녕하세요. 2년차 서울 이랜드 팬이에요. 나이는 24살이에요.

Q. 각자 팀을 응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FC 서울팬 : 저는 박주영 선수의 팬이에요. 박주영 선수가 해외 생활을 하다가 복귀한 게 2015년이었어요. 그러면서 서울의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서울 이랜드팬 : 저는 2019년에 열린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보고 축구에 빠져들었어요. 그 때 감독님이 정정욕 감독님이었고, 지난해에 이랜드에 부임하면서 저도 이랜드 팬이 됐어요.

Q. 시즌 초중반에 FA컵 3라운드가 열리게 됐고, 두 팀이 맞붙게 됐어요. 최초의 '서울 더비'입니다.

서울 이랜드팬 : K리그를 보면 지역 더비보다는 다른 라이벌 팀이랑 묶이는 경우가 많아요. 이제까지 같은 연고를 쓰고 있지만, 단 한 차례도 맞붙질 않아서 더비라는 생각이 안 들기는 해요. 그래도 긴장되고 설레긴 해요.

FC 서울팬 : 우리는 더비가 유난히 많은 팀 중 하나에요. 슈퍼 매치, 경인 더비 등 많은 팀들과 라이벌 관계에 있지만 지역 더비가 없어서 좀 아쉽긴 했어요. 해외 축구를 봐도 지역 더비가 재밌잖아요? 다른 팬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새로운 더비가 생긱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요.

[팬듣프] 최초의 '서울더비'
출사표를 공개한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 사진=서울 이랜드 제공
Q. '서울 더비'에 임하는 양 팀의 각오도 심상치 않아요.

서울 이랜드팬 : 정정용 감독님을 비롯해서 부주장 김선민 선수까지 직접 자필로 출사표를 썼어요. 키워드도 축제, 도전, 승리에요. 감독님의 출사표에 팬들도 더 타오르는 느낌이에요.

FC 서울팬 : 박진섭 감독님이 '서울 더비'를 두고 리그처럼 준비하겠다고 말씀했어요. 그 말을 듣고 안심이 됐어요. 사실 2부리그 팀한테 지면 민망하잖아요. 선수단이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 돼요. 충분히 이길 것 같네요.

Q. FC서울은 K리그1에서 4위, 서울 이랜드는 K리그2 2위를 올리는 등 올 시즌 호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 느껴지나요?

서울 이랜드팬 : 정정용 감독님이 구단에 합류하기 전에는 구단이 암흑기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사실 그때를 보질 못해서 잘 몰라요. 지난해에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가질 못했는데 올해는 느낌이 많이 좋아요. 지금도 선두 대전하나시티즌과 승점 1점 차이 밖에 나질 않아요. '올해는 정말 승격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종종해요.

FC 서울팬 : 그럼요. 기성용 선수가 중원을 잡아주면서 팀이 달라졌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새로온 박진섭 감독님도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고요. 다만 기성용 선수가 최근에 부상을 당하면서 당분간 경기에 못 나올 것 같네요.

서울 이랜드팬 : 그래서 우리가 해볼만하다는 생각도 해요.

FC 서울팬 : 에이 그래도 우리가 이길 거에요.

Q. 자 이제 이번 경기에 대해서 말해봅시다. 각자 이번 경기의 핵심 선수를 뽑아본다면요?

서울 이랜드팬 :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와 베네가스의 득점력이 최근에 좋아요. 두 선수가 각각 2골씩 넣었어요. 그리고 3골을 넣은 '슈퍼 조커' 김정환 선수도 있어요. 아 김정환 선수는 FC서울에서도 뛴 경험이 있어요. 친정팀을 박살내는 득점을 올리면 환상적일 것 같네요.

FC 서울팬 : 사실 상황이 좋지 않아요. 기성용 선수가 최근에 허벅지가 좋지 않으면서 지난 주말에 결장했는데, 언제 복귀할 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여기에 복귀했던 고요한 선수마저 4개월 짜리 부상을 입었어요. 좀 중원이 흔들리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잘 메워졌으면 해요. 김진성 선수가 잘 해낼거라 믿어요.

[팬듣프] 최초의 '서울더비'
FC서울의 주장 기성용.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서로 생각하는 상대팀의 약점이 있다면요?

FC 서울팬 : 2부리그에서 잘 한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2부리그 팀이에요. 레벨이 달라요. 물론 지금 이랜드가 공수 밸런스가 좋기는 해요. 다만 한 번 무너지면 쉽게 무너질 것 같아요. 우리가 선제골 넣으면 아무 대응도 못할 거에요. 그 틈을 파고 들어야해요.

서울 이랜드팬 : 스피드에요. 우리가 지금 2부리그에서 스피드로 알아주는 팀이거든요. FC서울은 원래 좀 느린 팀이니 충분히 잡아볼만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역습 한 방이면 오히려 FC서울이 무너질지도 몰라요. 그렇게 방심하다가 진짜 훅갑니다.

Q. 그럼 경기를 예측해 보자면요?

FC 서울팬 : FA컵은 지면 탈락이에요. 그래도 이겨서 올라갔으면 하는 바림이니깐요. 2대 0 승리를 기원합니다. 이랜드를 밟고 자신감을 회복해서 선수들이 다시 리그에서 잘 해줬으면 해요.

서울 이랜드팬 : 맞아요. 지면 그 다음은 없어요. 쉽지 않은 경기지만 무조건 이겨야해요. 1대 0으로 이겼으면 좋겠네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서로에게 한 마디씩 해보자면요?

서울 이랜드팬 : 최근 우리 분위기가 좋다보니 승격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올해는 FA컵에서 마주하게 됐지만, 내년에는 꼭 K리그1에서 정식으로 더비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FC 서울팬 : 리그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FA컵이라 좀 달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비인 만큼 긴장되고 신나는 분위기에요.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구단 간의 새로운 역사를 써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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