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건설주 사려면 알아야 할 ‘미청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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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4-17 0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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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건설사 주식을 사려합니다. 여러분이라면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겠습니까? 매출, 자산, 부채비율 등 수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미청구공사’ 개념을 정확히 알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 기업에는 없는 생소한 개념이죠. 미청구공사만 제대로 봐도 해당 건설사가 안정성이 높은지, 위험은 없는지 등이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이번 [알경]에서는 건설업종의 특징인 미청구공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알경] 건설주 사려면 알아야 할 ‘미청구공사’
사진=안세진 기자=안세진 기자

건설사는 진행률로 매출을 인식한다

우선 매출채권의 개념에 대해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채권이란 쉽게 말해 ‘물건 팔고 받을 돈’을 의미하는데요. 유형의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기업들은 물건을 팔고 그 액수만큼을 매출채권으로 받습니다. 

하지만 건설업과 같은 수주기업은 매출채권을 통상적인 기업처럼 받는 게 어렵습니다. 업종 특성 상 공사기간이 수년 동안 걸리기 때문이죠. 일반 기업처럼 공사가 완료되어야만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공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는 공사에 들어가는 모든 금액이 기업의 적자로 표현될 수가 있습니다. 도중에 발주처가 계약을 취소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나기도 하죠. 또 해당 기업은 은행 대출이나 다른 기업으로부터의 투자가 어려워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건설사와 같은 수주기업들은 ‘진행률에 따른 중도금을 매출로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공사가 다 진행이 되지 않아도 현재 공사 진행률에 따라 그때그때 매출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입니다. 매출로 계산하는 수식은 ‘매출액=수주금액*공사진행률’입니다. 이때 공사진행률 수식은 ‘실제사용원가/총공사예정원가*100’이 됩니다.

여기서 수주금액은 시행사(발주처)에서 시공사(건설사)에게 주는 금액을 의미하고, 총공사예정원가는 시공사가 시행사로부터 받은 수주금액 내에서 공사에 쓰이는 금액을 자체적으로 계산한 값을 의미합니다. 시공사가 시행사로부터 수주금액을 받아 총공사예정원가를 정해 공사를 하는 것이죠. 시공사 입장에서는 총공사예정원가가 낮을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진행률과 그에 따른 매출이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봅시다. 수주금액 150억원, 총공사예정원가 100억원 공사에 현재 시공사가 25억원을 투입했다고 칩시다. 이 경우 진행률(25/100*100=25)은 25%가 되겠죠. 이때 시공사가 받을 수 있는 돈(매출채권)은 37억5000만원(150*25%=37.5)이 됩니다.

[알경] 건설주 사려면 알아야 할 ‘미청구공사’
사진=안세진 기자

시행사‧시공사간 입장차이 ‘미청구공사’

근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문제는 진행률을 보는 데에 있어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시각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시공사인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 진행률이 25%라고 생각하고 이에 따른 금액을 요구했는데, 사업을 발주한 시행사가 보기엔 아직 공사가 20%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은 겁니다. 이 경우 5% 가량의 입장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이런 입장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 미청구공사입니다. 다시 예를 들어보면 시공사 입장에서는 25% 공사가 진행됐다고 생각해 37억5000만원을 요구했는데, 시행사는 진행률을 20%로 판단하고 30억원(150*20%=30)을 주겠다는 겁니다. 이때 발생하는 7억5000만원의 차이. 이를 미청구공사라고 합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받을 돈’, 시행사 입장에서는 ‘아직 못 줄 돈’의 개념이 되는 것이죠.

지난 2015년 대형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커져 부실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저가수주 문제가 지적됐을 때인데요. 실제 이때 많은 대형건설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이후 미청구공사는 건설사의 재무적 안정성을 검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알경] 건설주 사려면 알아야 할 ‘미청구공사’
사진=안세진 기자

미청구공사, 수익될 수도 손실 될 수도

회계 상 미청구공사는 매출로 인식됩니다. 결국 주고받을 돈이니까요. 하지만 이는 동시에 손실 가능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공사가 정해진 기간 안에 진행률 100%를 달성한다면 해당 미청구공사는 매출채권으로 바뀌어 매출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진행률이 100%를 초과하거나, 추가 공사금액이 들 경우 이는 손실로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수주금액 150억원, 총공사예정금액 100억원 공사 예를 이어가보겠습니다. 시공사의 어떤 연유로 진행률이 110%가 되어서 공사가 완료됐다고 칩시다. 이 경우 시공사가 받아야 할 매출은 165억원(150*110%)이 됩니다. 

하지만 시행사 입장에서 진행률은 100%가 최대입니다. 시행사 입장에서 진행률 100%를 바탕으로 한 매출은 당초 수주금액인 150억원(150*100%)인 셈이니까요. 이때 입장차이 미청구공사는 15억원(165-150)인데요. 이 경우엔 미청구공사 15억원이 시공사에게 손실로 작용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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