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종사자 “AZ백신 불안하지만, 재계약도 해야 하고…”

입력 2021-04-20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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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종사자 “AZ백신 불안하지만, 재계약도 해야 하고…”
쿠키뉴스 DB

[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대구에서 80대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요양보호사 최모(40‧여)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을 앞두고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잠들기 전 ‘백신 후기’를 정독하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최씨는 “얼마전 지인이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을 접종했는데 열이 나고 몸살 증세가 보여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재계약 문제도 있고 해서 동의서를 제출했지만, 너무 겁이 난다”고 말했다.

19일 장애인‧노인‧보훈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접종 대상자들이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돌봄 종사자들을 우선 접종자로 분류하고 실제 접종 여부는 자율적 선택에 맡겼으나, 현장에서는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돌봄 종사자 대부분이 비정규직 신분으로 백신 접종에 ‘비동의’했다가는 해고나 재계약 거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다. 

돌봄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것은 AZ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혈전’ 때문이다. 혈전이 뇌 같은 신체 주요 부위에 생길 경우 목숨을 잃는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게다가 이날 경기도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40대 간호조무사가 AZ백신을 접종 한 뒤 사지마비 등의 부작용을 겪어 입원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 북구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한 요양보호사는 “부작용 관련 뉴스도 많이 나오고 해서 고민했더니 회사에서 ‘내년에도 같이 일하려면 백신 접종하라’는 식으로 말해서 어쩔 수 없이 동의서를 냈다”면서 “선택권은 있지만 선택할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는 “맘카페에서 ‘접종주자 맞고 바로 해열제 먹었더니 덜 힘들었다’는 글을 보고 미리 타이레놀을 사뒀다”면서 “접종하기로 마음먹은 거 불안해도 마스크 벗을 날만 생각하며 기분 좋게 접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대구에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확진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백신접종은 감염으로 인한 중증 및 사망에 대한 위험을 낮추고 코로나로부터 빼앗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며 “백신접종 순서가 되면 모두가 빠짐없이 백신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tasigi7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