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군사보호구역 해제 '빛 좋은 개살구'…각종 사유들어 반환불허

입력 2021-04-28 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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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군사보호구역 해제 '빛 좋은 개살구'…각종 사유들어 반환불허
종중관계자들이 국방부가 23년간 무단 점유했던 부대앞에서 즉각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춘천=쿠키뉴스] 한윤식 기자 = 정부가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사시설 규제를 완화했으나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9년부터 3차례에 걸쳐 국방부는 지난 2018년 2억1202만m², 2020년 6억6600만m², 2021년 437만2755m² 등 세 차례에 걸쳐 강원도내 군사보호구역 9억1975만m²를 해제했다.

그러나 지역에 반환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춘천의 선산김씨 창평공파 종중회는 지난 1953년 북파공작원(HID) 부대를 창설하면서 강제로 징발당한 4만5600여 m²의 문중땅을 돌려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으나 국방부는 훈련장으로 사용한다며 불허했다.
軍, 군사보호구역 해제 '빛 좋은 개살구'…각종 사유들어 반환불허
1957년 3월 11일 국방부가 종중에게 보낸 토지증발증명서 사본

인제군 북면 용대리 A(66)씨도 10여년전 이전한 군부대 부지 7만4569m² 중 강제로 수용당한 2700여 m²를 반환할 것을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차후 활용계획이 있다며 거절당했다.

이들은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된 만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국방부의 취지에 맞게 수십년간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받아 온 주민들에게 되돌려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도 빈 군부대 유휴지를 활용해 지역발전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
軍, 군사보호구역 해제 '빛 좋은 개살구'…각종 사유들어 반환불허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군부대 유휴부지

춘천시는 용산리 옛 102보충대 부지 12만9092m² 활용계획을 군 부대와 협의하고 있으나 향후 활용가치가 높다며 난색하고 있다.

양구군도 방산면 송현리 군부대 유휴지 23만2203m² 전통명주 산업문화벨리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나 역시 관할부대에서 활용계획이 있다며 불허하고 있다.

인제군은 서화면 군부대 유휴지 16만5335m²를 생태탐방 거점센터로 조성하기 위해 군 부대와 협의하고 있으나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하고 있다.
軍, 군사보호구역 해제 '빛 좋은 개살구'…각종 사유들어 반환불허
10여년간 방치되고 있는 인제 북면 용대리 군부대 유휴지

이같이 각종 사유를 들어 군부대가 반환을 거절하고 있는 유휴지는 고성 훌리 등 7~8곳 65만4600여 m²에 이르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길게는 10여 년 이상 방치해오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반환을 요구하자 갑자기 활용계획이 있다며 거절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군이 보상이나 이전 대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nssys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