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영화제 가면 뭐 해?”… 국내 영화제 첫 걸음 가이드

기사승인 2021-05-15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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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이생안망] “영화제 가면 뭐 해?”… 국내 영화제 첫 걸음 가이드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영화인들의 축제’라 불리는 영화제. 스스로 영화인이 아니라고 겁먹을 필요 없다. 영화제는 관객도 영화인이 되어 즐기는 축제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부터 공부하는 사람, 투자하는 사람 등 관계자와 관객 모두가 영화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익숙한 말이지만, 실제로 가본 적 없는 ‘영화제’. 영화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팁을 준비했다.

◇영화제에서 뭐 해?

주로 새로운 신작을 접할 수 있으며, 배우나 감독 특별전 등 하나의 테마로 묶은 기획전 형태로 상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축제에 그치지는 않는다. 국내외 독립·예술영화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열리기도 하며,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콘퍼런스도 활발히 진행된다. 또 새로운 인재 발굴, 영화 판권 판매·투자 등이 이뤄진다. 관객들에게는 개봉하지 못하는 작은 영화들과의 통로 역할을 맡기도 한다.

◇ “영화제 가기 전, 뭘 준비해야 돼?”

말로만 듣던 영화제, 실제로 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살피면서 개최 일정을 알아본다. 정확한 일정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2~3개월 전에는 확인할 수 있다. 일정이 공개된 직후 숙소를 예약하면, 좋은 방을 남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

D-30일. 상영작이 공개된다. 영화제에서 제공하는 짧은 줄거리 소개만으로는 영화의 재미를 보장할 수 없다. 유명한 영화감독, 선호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고르거나 타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를 고르는 게 그나마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나의 테마로 비슷한 영화를 묶어 상영하는 특별전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상영 시간표는 보통 보름 전 공개된다. 미리 확인해 둔 영화의 상영 일정을 확인하고 나만의 타임 테이블을 만든다. 영화제 대부분은 상영관끼리 붙어있지만, 먼 때도 있어 이러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영화 티켓은 보통 6000~8000원 정도이며, 영화제에 따라 무료로 상영하기도 한다. 참고. 영화 예매를 마치면, 쉬는 시간에 찾아볼 부대행사를 살펴보자. 배우·감독과의 만남, 공연, 전시, 콘퍼런스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제의 하루가 끝나는 저녁 시간. 꿈에만 그리던 영화인들과 만남의 장이 펼쳐질 수 있다. 영화제 기간에는 영화감독, 배우들도 비슷한 장소에 머물기 마련. 영화인들이 주로 들린다는 맛집, 술집을 사전에 검색해본다면 옆 테이블에서 영화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길지도?
[이생안망] “영화제 가면 뭐 해?”… 국내 영화제 첫 걸음 가이드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 “영화제에서 써먹을 실전 꿀팁 없어?”

꿀팁① : ‘예매할 땐 상영 코드 3순위까지!’
-영화제에선 영화 제목 대신 각 상영관과 시간대에 부여된 상영 코드로 예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화제작은 1분 내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니, 해당 시간대에 보고 싶은 영화를 3순위까지 정해 놓자. 예매 당일 경건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대학교 수강 신청이나 콘서트 예매에서 0.01초단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과 비슷하다. 예매 사이트(보통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 접속해 대기하다가, 빠르게 상영 코드를 입력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자.

꿀팁② : ‘GV 있는 영화에 도전!’
- 영화 예매 시간표에서 ‘GV’(Guest Visit) 표시가 있는 영화를 볼 수 있다. GV는 해당 영화 감독이나 배우, 관계자가 상영관을 직접 방문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뜻한다. 영화를 보고 궁금했던 점을 직접 물어보거나 다른 관객의 질의응답을 들을 수 있다. 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 중 하나다.

꿀팁③ : ‘셔틀버스로 교통비 절약!’
- 보통 하나의 도시에서 열리는 만큼 상영관과 상영관, 부대행사 장소까지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영화제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니 셔틀 탑승 장소와 운행 간격을 확인해 볼 것!

꿀팁④ : ‘정시 상영이 원칙!’
- 기본적으로 정시상영을 원칙으로 하고, 별도의 광고 상영이 없다. 그러므로 꼭 시간을 지켜서 입장해야 한다. 영화제마다 차이는 있지만, 상영 후 15분 이후부터는 관객의 입장이 불가하기도 하다.

꿀팁⑤ : ‘엔딩크레딧까지 자리 지키기!’
- 영화제에서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미덕으로 한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것까지 상영에 포함하기 때문에 조명이 켜지지 않아도 당황하지 말자. 또 영화제에선 만족스러운 기분을 마음껏 표현하자. 칸 영화제에서 8분간 기립박수 받은 ‘기생충’처럼, 당신이 본 영화가 좋았으면 기립박수를 쳐도 용인된다.

꿀팁⑥ : ‘온라인 예매에 실패해도, 현장 예매!’
- 온라인에서 매진이지만, 현장 예매분이 남아있을 수 있다. 코로나 시기인 만큼 현장 예매를 진행하지 않는 영화제도 많지만, 티켓부스를 운영한다면 표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공식홈페이지 내 커뮤니티나 SNS, 티켓부스 옆 화이트보드를 통한 거래도 이뤄지므로 예매를 놓쳤다 하더라도 영화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확인해 보면 좋다. 

[이생안망] “영화제 가면 뭐 해?”… 국내 영화제 첫 걸음 가이드
일러스트=이희정 디자이너

◇ “우리나라엔 어떤 영화제가 있어?”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부산국제영화제는 매년 10월경 부산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로 열리며, 베를린·칸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 수상작을 미리 만날 기회를 제공해주며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보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즐기려면 전주국제영화제가 좋다. 매년 5월 전북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개봉하기 어려운 낯선 영화, 예술영화를 소개하는 대안적 창구 기능을 자처한다. 때문에 영화제 기간을 놓치면 볼 수 없는 작품도 꽤 된다.

-장르 영화의 축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각지의 공포·스릴러·SF 영화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피가 낭자한 고어 영화, 오싹한 공포 영화를 즐기려면 부천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뜨거운 7월의 열기를 식히기에 딱 맞다.

-이외에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등 다큐멘터리만 다룬 영화제, 여성과 관련한 이슈를 세밀하게 다루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중심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산속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무주산골영화제,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평가해보는 서울독립영화제, 감독의 등용문이자 단편 영화인들의 축제, 미쟝센단편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가 우리 주위에서 열리고 있다. 

◇ 코로나 시대에 영화제 즐기는 법.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상영관 좌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상영 회차도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현장에 오지 못하거나, 짧은 휴가 기간으로 영화제의 여운이 남은 사람 등을 위해 영화제들은 온라인 상영 카드를 꺼냈다. ‘웨이브’, ‘왓챠’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영화제 기간 상영작을 볼 수 있다.

또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으로 영화 마스터클래스, 특별대담 등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기도 한다. 방구석에서도 영화제를 즐길 수 있으니,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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