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구의역 사망사건 5주기, 또 다른 청년의 죽음 막기 위해서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김군'의 5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 추모의 벽에 김군을 추모하는 메시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구의역 청년 노동자 사망사건이 5주기를 맞았다. 청년·노동단체는 고(故) 김모군의 죽음 이후에도 끊임없이 사망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 마련을 촉구했다.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 청년전태일 등 청년·노동단체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청년·청소년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들 단체는 “구의역 참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매년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노동자의 산재 사망에서만 보더라도 기업이 법을 위반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 산재 사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살인기업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청년·청소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 기업 처벌강화, 학교 노동교육 제도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군에게 띄우는 편지도 낭독됐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죽은 청년의 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며 “‘(김군의 어머니에게) 그건 어머니 잘못이 아니에요. 안전비용을 이윤으로 남기고, 안전한 구조를 만들지 않은 사업주의 잘못이에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김군은 지난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이에서 작업을 하다 열차에 끼여 숨졌다. 당시 김군의 나이는 19세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용역업체 은성PSD에 취업했다. 현장 작업시 2인 1조로 일해야 했으나 이날 김군은 혼자였다.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3일 부산 항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30대 청년이 대형 지게차에 깔려 사망했다. 지난달 경기 평택항만에서는 대학생 고(故) 이선호(23)씨가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고 이씨는 군 전역 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버지가 일하는 컨테이너 검역소 하청업체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지난 2019년 4월에는 24살이던 청년 고 김태규씨가 건물 신축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졌다. 2018년 12월에는 고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모두 일용직 또는 계약직 노동자였다. 안전 장비는 허술했고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김군'의 5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 추모의 벽에 김군을 추모하는 메시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박태현 기자 산재 방지를 위해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에 따르면 산업재해 또는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청년의 죽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인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후부터 법 적용을 받게 된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882명이다. 사고 사망자는 주로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지난해 사망자 중 402명은 5인~49인 규모 사업장에서 나왔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3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산재 사망의 91%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를 줄이지 않고서는 청년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에 경영책임자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노후된 설비를 바꾸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정도의 작업자를 채용하는 등 총괄적인 안전보건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이 일용직·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