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도로 한복판에서 벤O를 들이받았다…그다음엔?

손희정 / 기사승인 : 2021-10-03 05: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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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 #아차 하는 순간에 앞차를 들이박고 말았다. 일냈다는 생각과 함께 머릿속에 경고음이 울린다. 생애 첫 교통사고를 낸 손쿠키씨. 머릿속이 하얘지는데 화난 얼굴의 상대 차량 운전자가 다가온다.

처음 교통사고가 나면 얼어붙기 마련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불리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심호흡을 크게 한 후 절차에 따라 대응하세요. 교통사고 대응에 꼭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알려드립니다. 잘 따라오시면 큰 문제 없이 지나갈 겁니다.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 STEP 1. 비상등을 켜자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뒤에 오는 차에 비상상황임을 알려야 합니다. 차에서 내리기 전 꼭 비상등을 켜세요. 추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내 차가 도로를 가로막고 있는 경우 다른 차량의 경적소리와 질타가 쏟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황스럽더라도 무작정 차를 빼면 안 됩니다. 비상등을 켜두었다면 사고 현장과 상대 운전자와의 소통에 집중하세요.

◇ STEP 2. 다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자
차에서 내린 후 가장 먼저 다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부상자가 있다면 119에 즉시 신고해 안내에 따라 응급조치를 하면 됩니다. 119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니 침착하게 따라 하시면 됩니다. 사상자 또는 중증 환자 발생 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119 신고 시에 부상 정도나 사고 상황을 정확히 접수하면 구급대 측 판단에 따라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해서 함께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 STEP 3. 보험사에 사고 접수하자
자동차보험을 들어둔 보험사에 전화해 사고를 접수해야 합니다. 현재 위치와 사고경위, 인명피해가 있는지, 차량 파손 정도 등을 보고하면 됩니다. 운전자 주민번호와 자동차 등록증상의 명의도 물어보니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손쿠키입니다. 현재 한남오거리에서 사고가 났고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전면으로 상대 차량 조수석 문부터 뒷문까지 긁은 상태입니다. 차는 운전할 수 있어 견인차는 필요 없습니다.

이 많은 걸 어떻게 기억하냐고요? 떠듬떠듬 얘기해도 괜찮습니다. 상담사가 관련 내용을 질문하면 그에 맞는 답변을 하시면 됩니다.

◇ STEP 4. 경찰 신고가 필요한 상황인지 파악하자
교통사고가 났을 때 경찰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 상황이 12대 중과실에 속하는 경우입니다. 형사 처분 대상이기 때문에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12대 중과실 사고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위반 ▲제한 속도보다 20km를 초과해 과속할 경우 ▲앞지르기 금지 위반 ▲철길 건널목 통과 위반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보도 침범사고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 위반 ▲자동차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

TIP
1. 사고 현장에서 원만한 합의나 소통이 안 될 경우에도 경찰에 신고하세요. 예를 들어 상대방이 위협적으로 행동하거나, 사고 상황을 과장하려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2.신고하지 않았는데도 주변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교통정리를 해주기 위해서 출동합니다. 이때 경찰에게 보험사끼리 합의가 됐다고 설명하면 신고접수가 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 신고접수가 되지 않아 향후 경찰서에 불려가 경위서를 쓰거나 조사를 받는 골치 아픈 일은 없을 거예요.

◇ STEP 5. 사고 현장을 찍자
꼭 챙겨둬야 할 증거로는 사진, 동영상, 블랙박스 영상이 있습니다. 블랙박스가 있어도 화질이 좋지 않으면 식별이 어려울 수 있으니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고 전체 사진
먼저 사고 현장 전체 사진을 찍습니다. 원거리에서 사고 현장을 촬영해야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차량  충돌로 인해 찌그러지거나 색이 벗겨진 부위를 확대해 촬영합니다. 충돌 부위를 자세히 보면 차량이 어느 정도 힘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차량 앞바퀴 사진
차량의 앞바퀴 사진도 찍어야 합니다. 사진을 통해 두 차량의 사고 당시 바퀴를 어느 쪽으로 조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상대 차량의 블랙박스 사진
상대방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사진도 필수입니다. 보험처리 과정에서 블랙박스가 없다고 잡아떼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 STEP 6. 기록을 남기자
소통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뺑소니 차량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추후 보험처리를 할 때는 물론이고, 보험 없이 합의를 볼 때도 기록이 있어야 억울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어요.

상대방의 이름과 번호를 받은 후 통화를 눌러 통화기록에 남겨둬야 합니다.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것만으로는 합의를 증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합의서 등 증거자료도 문자로 남겨야 합니다. 종이가 없다면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으면 됩니다. 합의서 내용에는 합의 금액, 장소, 일시, 합의금의 보상 범위, 자필서명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 STEP 7. 견인차 요구를 거절하자
사고가 나면 어디선가 견인차(레커차)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사설 견인차 업자들입니다. 사고 차량을 방치하면 불법이라고 하며 차를 옮겨준다고 제안해오죠. 이때 얼떨결에 수긍하면 안 됩니다. 사설 레커차는 이용요금이 매우 비쌉니다. ㎞당 운임비를 받고 대기료, 보관료 등 추가 수당이 붙습니다. 단칼에 거절해도 됩니다. 보험사에서 견인차가 오고 있다고 거절하세요!

TIP) 차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다면 보험사에 신고할 때 견인차를 요구하면 됩니다. 자동차 보험 중 연간 횟수를 정해 무료로 견인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 STEP 8. 무조건 사고 과실 인정은 ‘NO!’
‘교통사고 후 되도록 말을 아끼라’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죠? 상대방의 말에 함부로 고개를 끄덕이면 안 됩니다. 무턱대고 상대방 주장을 수용하면 100% 본인 과실로 몰릴 수 있으니까요. 면허증, 자동차 등록증을 요구하거나 과실을 인정하는 확인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모든 과정을 마친 손쿠키 씨가 갓길에 차를 세우자 때마침 보험사가 왔다. 상대 보험사와 인적 사항 등을 주고받은 후 신고 접수가 완료됐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손쿠키 씨는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보험사는 필요한 서류와 대략적인 견적을 전화로 안내했다. 보험사에서 상대방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사고처리는 끝이 났다.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