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최근 태국에서 열린 한일 노래 따라부르기 대회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와 태극기가 합쳐진 일명 ‘태극승천기’가 내걸려 물의를 빚고 있다. 우리 네티즌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5일 동영상 포털사이트 유투브에는 태국에서 열린 ‘아이 틴 데이(I teen day)’와 관련된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태국 청소년들은 아이 틴 데이에 참여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과 일본 가수들의 노래를 똑같이 따라부르는 ‘커버(Cover)’곡을 선보였다.

커버란 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노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즐기는데 만족하지 않고 안무는 물론 패션 등 모든 것을 따라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한국 가수들의 동영상이 보다 손쉽게 전파되면서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스페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헝가리 등 유럽과 멕시코, 파라과이 등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한국 가수와 노래를 추종하는 커버곡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유투브에는 한국 가수들의 노래만 전문으로 따라 부르는 외국인들이 수십명에 이를 정도로 한국 노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뜨겁다.

이처럼 커버 열풍이 거세게 일자 일부 발빠른 현지 업체들은 커버 콘테스트를 개최하는가하면 커버 전문 그룹들의 경우 현지에서 한국 가수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현재 유투브에 올라있는 관련 동영상을 보면 ‘PANDORA’라는 그룹이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따라하고, ‘JZZ’라는 그룹은 빅뱅 승리의 ‘스트롱 베이비’와 ‘라라라’ 등을 따라하며 현지 팬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문제는 아이 틴 데이 무대에 걸린 큼지막한 2개의 깃발이다. 깃발의 가운데에는 태극문양이 있지만 바탕에는 욱일승천기와 똑같은 문양이 파란색으로 그려져있다.

동영상 속 태극승천기를 접한 우리 네티즌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노래를 따라하는 모습은 뿌듯하지만 일제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와 태극기가 합쳐진 정체불명의 깃발은 불쾌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아이디 ‘torang’ 네티즌은 “외국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를 즐기는 모습에 뿌듯하다”면서도 “한국과 일본이 모두 좋다는 의미에서 태극승천기를 만들었겠지만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깃발을 사용하다니 불쾌하다”고 적었다. ‘kimsaver’ 네티즌은 “욱일승천기는 2차대전시 일본 함대가 내걸었던 깃발로 역사적으로 다시는 사용해서는 안되는 상징물”이라며 “행여 태극승천기를 접한 외국인들이 욱일승천기와 일본 제국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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